가을 장마

by 주렁양

2021년 6월, 오리라 여겼던 비는 거의 오지 않았다. 분명, 장마라고 했는데, '에게?' 정도의 비가 왔다. 그리고 올해는 이게 끝이구나 했다. 그런데, 이럴수가 지금 다시 장마철처럼 비가 오고 있다. 다시 여름의 시작인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 일기예보를 보면 오늘도 비, 내일도 비, 글피도 비, 비, 비, 비의 연속이다. 비가 오면 왠지 다시 더워지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생각하는 '당연'한 게 있다. 봄이 오면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온다. 사랑을 하면 이별을 한다. 많이 먹으면 뚱뚱해진다. 의식하지 않은 가운데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있다. 장마도 그랬다. 6월 말이면 장마야. 라는 생각. 그런데, 오랫만에 내 맘에 와닿은 가을 장마. 왜 이리 새삼스러울까.


하지만, 사실 난 이걸 짜증내야한다. 내가 쓴 이야기가 있다. 그걸 야외에서 영상 촬영을 해야하는데, 그게, 이번주 목, 금이다. 비가 많이 오면 찍을 수 없다. 다른 날을 잡아야하는 것이다. 많은 이들과 잡은 시간이기에 진행되면 가장 좋은데, 그걸 알 수 없다. 결국 '운'이다. 그날 비가 안오길 바래야한다. (그 이틀만은 안오면 좋겠다.)


그런데, 알고 있다.

당연한 건 없다는 것을.


매일 똑같이 밥먹고 일하는 것같지만

사실 하나도 같은 게 없다는 것을.


오늘 먹은 수박이 어제 먹은 수박과 다르고,

오늘 본 글이 내일 볼 글과 다르다. (직업 특성상 글을 많이 본다)


크게 보면 같아 보여도,

자잘자잘하게 보면

어제와 오늘은 다르다.


그러니 당연한 것 없다.


비가 와서, 촬영이 연기되면 어쩌나 걱정 되지만,

그리고 안오길 바라지만,


그래도,

휩쓸리지 않으면 좋겠다.


이 비에도.

그 맘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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