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수리

by 주렁양

2주 짧은 글쓰는 온라인 모임을 했다. '마음수리' 매일 골라 마실 수 있는 차와 매일 필사할 한 문장의 글귀가 적힌 엽서와 노트, 펜을 키트로 받았다. 매일 하나의 차를 골라 마시면서 필사를 하고, 밑에 이어 글을 쓰고, 단톡방에 인증샷을 올리는 것이다.



매일 바빴다. 뭔가 나를 돌아볼 시간이 없었다. 머리를 24시간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아주 잠시지만, 그렇게 나와의 시간을 매일 보냈다. 내가 어디있는가. 내가 무엇을 하는가. 나를 집중하는 시간이었다. 2주가 끝나고, 다시, 아.. 짧지만 매일 뭔가 쓰는 훈련을 다시 해야겠구나 싶었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해보려고 한다. 이렇게 자판으로 끄적대는 거 말고, 정말, 손으로 쓰는 것 말이다. 가끔은,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이름도 참 이쁘게 지었다. '마음수리' 내 마음이 수리될 수 있을까. 과연 나아질 수 있을까. 가끔 내가 저지른 일을 보면서 허걱 놀란다. 이걸 누가 알면 어쩔까. 비밀은 없다고 수없이 나오는 대사들을 보면서, 내 속을 누군가 보면, 어쩌나 싶다. 수리되지 못할 것같다. 하지만, 수리해야하나.. 싶기도 하다. 누구나 고장나 있다.



나는 아닌데! 라고 하는 사람은, 그 말을 하는 것 자체가 고장난 사람이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완전하게 선한 사람은 없다. 아주 작더라도, 기억을 할 수 없더라도. 거짓말을 한 번도 안해본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



고장나 있으니, 그게 잘못된 거야 라고 말할 수 없다. 있는 모습 그대로. 고장난 그대로. 우리는 오늘을 살아간다. 간혹, 서로의 고장난 부분을 발견하게 되면, 같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절뚝절뚝 같이 걸어가는 것뿐이다.



난 고장났다. 수리가 필요하다. 전부 고칠 순 없겠지만, 조금씩 고쳐가야지. 오늘 덥고, 기운 떨어지고 뭐 그렇다. 우울한 녀석들의 이야기도 들어줘야한다. 나도 사실, 우울한데 말이다.



오늘은 그냥 그런 날이다.

밝지 못한 날.

얼굴이 무표정한 날.



.. 고장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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