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를 만났다. ‘000때문에 힘들 것 같은데.. 어떻니?’
가장 힘든 순간은 지나기도 했고, 또 하나는 그닥 그와 그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 괜찮아요‘ 라는 식으로 말했다. 그러니 그는 또 말했다.
’네가 지금 00에서 가장 힘든 게 뭐니?‘
그는 내 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는 것같았다. 그래서, ’그 문제에 있어서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하지만 소통이 잘되면 좋겠어요.‘ 따위로 말했다. 한참 대화를 이어가다가, 대충 이렇게 말했던 것 같다.
’네가 00에 그렇게 날서게 적은 것. 내 마음이 어려워. 그렇게 써놓으면, 네가 왜 그랬는지 알겠는데, 그보다 네가 더 날카롭고 예민하게만 보여.‘
아.. 이거구나. 내가 설문에, 감정섞이게 날서게 적은 대답에 긁혔구나. 결국 그는 아니라고 하면서도, 내가 그렇게 적은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것처럼 빙빙돌려 말했다. 설문에 답이니 그에게 화살을 던진 것도 아닌데 말이다.
평소 대화 스타일과는 맞지 않게 계속 변명하면서 방어를 쳤다. 이후 생각해보니, 그의 요구가 압박처럼 느껴졌고,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답답함이 샘솟아서 그런 반응을 보인 게 아닌가 싶다.
요즘 내 화두는 ’솔직‘ 인가 싶다. 차라리 그가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했다면 어땠을까. 물론, 내 처한 상황에 대한 걱정도 있었겠지. 하지만 긁혔잖아. 그 얘기를 듣고 싶었던 거잖아. ‘너가 그런 식으로 적어서 내 마음이 상했어.’ 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더라면, 나는 가장 먼저 사과했을 것이다. 왜 빙빙 돌리는 걸까. 그는 계속 자기는 잘하고 있고 나는 네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건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실로 오랫만에, 내가 더럽게 말을 못하나 보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한두시간 이야기 나누고 헤어졌다. 나는 여전히 찜찜하다. 솔직히 앞으로는, 더 말하지 말자는 생각만 들었다.
결국
나도
긁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