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

by 주렁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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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배에 화상을 입고, 이틀마다 병원에서 드레싱을 했다. 고통이 점차 줄어들고, 2주가 되어갈 때쯤 치료가 끝났다. 진료 받는 동안 거즈로 덮어놔서 상처를 보지 못했다. 마지막 치료하는 날, 병원 안 와도 되요. 이틀 뒤에 거즈 제거하세요. 라는 말을 들었다. 장염으로 다 토하고 난 다음 날 아침인데도, 거즈 아래가 너무 궁금했다. 세면대 거울 앞에서 훌렁훌렁 거즈를 풀렀다.



이럴수가.

흉터가 생각보다 크다.



여러 번 화상을 입어봤는데, 부위가 작았다. 그럼 큰 흉터가 부끄럽냐고? 그럴 리가. 갑상선암 수술 자국도 가린 적 없고, 레이저 시술도 안했다. 보청기를 끼는 것도 남들 에어팟 끼듯, 길거리에서 무심히 끼곤 한다. 그런 걸 감춰야할 것으로 생각한 적 없다. 그러면 왜 놀라냐고? 크기를 예상 못했다니까?



내 몸은 고장 난 곳이 많아서, 어린 날엔 저 멀리 가난한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너덜너덜한 걸레 같은 축구공처럼 보였다. 이런 몸으로 어떻게 살지요? 라는 울분의 기도가 절로 나왔던 시절이다. 그런데 이번 흉터를 보면서는, 그 축구공이 떠오르진 않았다.



그저, 내 삶의 기록이구나. 몸과 마음의 상처 때문에 수많은 흉터가 남아 있구나. 내 지나온 삶이, 내 몸에 독특한 모양으로 새겨져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물론, 이번 흉터는 내 불찰 ㅋ

어쩌랴.

그또한 나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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