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가장 추운 곳이 내 방이다. 더운 것보다는 추운 게 나으니 괜찮다. 나의 치트키는 온수물주머니. 자기 전, 물을 끓여 넣고 따땃하게 안고 잔다. 잘 때 움직이지 않고 자는 탓에, 두번 2도 화상을 입은 전력이 있다. 손을 가지런히 가슴 위에 포개고 온수 물주머니를 올려놓고 잤더니 손이 익었.. 아침에 일어나 보니 물집이 몇 개 잡혀 있더라. 그 후, 물주머니를 옆에 두고 잔다.
며칠 전, 어김없이 따땃하게 만들었다. 잠들기 직전, 물주머니가 빵빵해서, 공기를 빼려고 마개를 열었다. 아뿔사. 악! 물이 넘쳤다. 바로 화장실에 가서 물을 손에 담고 윗배에 뿌렸다. 그 행동을 반복하는데, 어느 틈에 피부가 흐느적거린다. 아.. 벗겨졌네.
새벽 1시였다. 통증은 당연히 있다. 병원을 갈까 약 먹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뭐. 벌써 여러 번 입은 화상.. 아침에 가도 괜찮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하지만, 부위가 부위인 만큼 추워도 이불이나 옷을 덮을 수 없어서. 여름인 마냥 다 까고 통증과 함께 대충 잤다. 아침이 되었다. 하필 그날은 여행가는 날. 분주하게 준비하고, 병원 열 시간에 나가면서 엄마를 바라봤다.
“엄마.. 나 또 일쳤어.“
“..뭔데?”
윗배를 보여줬다. 한숨. 뒤에서 아버지도, 같이 여행가는 조카도.. 아하하하
병원에 갔다. 역시, 치료는 아프다.
피부란 게 얼마나 중요한가. 그 한 꺼풀 없다고.. 이렇게 아플쏘냐.
다음날 다시 병원 가니 화상 부위는 더 넓어졌다. 아하하하
세 번째 병원 간 날. 의사에게 혼났다.
화상 치료비가 왜 일반 진료비보다 비싼 줄 아냐며.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만, 흉터가 남느냐 안 남느냐가 중요하지 않냐고.
근데, 환자가 약 잘 안 먹고, 병원 안 오면 어떻게 하냐고.
의사와 환자 둘 다 노력해야 깨끗이 낫는다고..
과묵한 의사에게 오랜만에 긴 잔소리를 들었다.
피부. 얇디얇은데.
그 한꺼풀로 인해 통증이 덜하기도 더하기도 하는구나.
뭣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얇든 두껍든 길든 짧든 간에 말이다.
아휴, 뭐라는 거냐.
그만 다쳐라.
이 화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