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프라다 지갑과 책을 들고 다녀야 하는 이유
롤이라는 게임에는 천상계라는 말이 있다. 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 중 가장 잘하는 상위 그룹 0.1% 사람들을 천상계 유저라고 한다. 1%도 아니고 무려 0.1%다. 이 세계에서 페이커라는 프로게이머가 몇 년간을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했다. 이 게임은 언랭크부터 시작해서 아이언,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다이아, 마스터, 그랜드 마스터, 챌린저까지 실력별로 상대를 매칭시켜 준다. 챌린저는 프로 게이머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고 대다수의 롤 게임 유저들은 브론즈 실버에 포진되어 있다. 거의 90%가 실버 브론즈다. 그나마도 게임 참여자들이 그렇다는 거고 실제로는 리그에 참여하지 못하고 연습 게임에서만 즐기는 이들도 많다. 마치 인생과 닮았다.
오늘 이야기는 만일 페이커 선수가 자신을 숨긴 채 브론즈 계정으로 게임을 한다면 상대는 어떤 태도를 보일까 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한다. 반대로 브론즈 선수가 페이커 선수 계정으로 챌린저 리그에서 게임을 한다면 상대는 어떤 태도를 보일까도 궁금했다. 이 과정은 온라인상으로 이루어져 서로의 진의는 전혀 모르는 상태라는 걸 과정해야 한다. 이걸 인생과 한번 비교해보고 싶었다.
만일 페이커 선수가 브론즈 리그에서 게임을 하면 상대선수는 처음 몇 분은 전혀 눈치도 채지 못할 것이다. 그의 컨트롤이 아무리 뛰어나도 게임 초반에는 캐릭터의 성능도 게임의 흐름도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5분 정도가 흐르면 확연하게 기량 차이가 나기 시작할 것이다. 상대방 브론즈 게이머는 이때부터 처절하게 학살을 당하게 될 것이지만 상대가 페이커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 못하고 단지 자신의 컨디션이 별로라거나 마우스나 키보드 탓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긍정적인 경우에는 현지인이 아니라며 극찬하고 인정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 정도로 멘털이 훌륭한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반대 경우는 어떨까. 브론즈 게이머가 페이커 계정으로 게임을 하면 상대방은 초반 몇 분 동안은 눈치채지 못하고 여전히 긴장된 상태로 페이커를 상대할 것이다. 끽해야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할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상대가 이상하다는 것을 파악할 가능성이 크다. 챌린저 정도 되면 상대방의 움직임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아무리 둔하고 일반 게임을 하더라도 중반이면 낌새를 차리게 될 것이다.
"이 사람은 페이커가 아니다."
그때부터 상대방 챌린저는 마음을 풀고 훨씬 홀가분하게 게임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페이커는커녕 진짜 아마추어라고 확신하게 될 것이다. 그런 확신이 들면 가지고 놀 가능성도 생긴다.
그러나 직접 게임을 하는 사람이 페이커가 아니라도 페이커가 옆에서 지도를 해주는 상황이라면 아무리 브론즈라도 게임 운영만으로도 플래티넘 티어 이상의 게임력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아무리 페이커여도 우리 팀 포함 9:1 게임을 하게 되면 그 조차도 브론즈의 늪에서 벗어나긴 쉽지 않을 것이다. 브론즈 4명이 작정하고 게임을 항복해 버리면 페이커도 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이커가 옆에서 지도를 해줘도 자기 멋대로 게임을 해버리면 그 사람은 영영 브론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페이커의 말을 듣고 열심히 갈고닦으면 챌린저는 못돼도 적어도 플래티넘 정도까지는 입성하게 될 것이다.
이게 우리가 프라다를 사야 하는 이유다. 프라다는 페이커 계정이다. 페이커 계정이 당신이 브론즈라는 걸 숨겨주듯이 프라다는 당신이 비성공자인 것을 감춰준다. 페이커의 지도는 책이다. 책은 당신의 실력을 키워준다. 물론 당신이 페이커와 같은 포지션이 아니거나 다른 게임을 좋아할 수도 있다. 포지션이 달라서 게임이 달라서 제대로 못 배우거나 엉뚱한 걸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챌린저쯤 되면 자신의 주 포지션이 아니더라도 그 어떤 포지션에서도 최소 다이아 이상의 몫은 한다. 즉 큐레이션 된 책을 보지 않아도 무료 책, 엉뚱한 책을 봐도 어쨌든 성장은 한다는 말이다.
프라다는 책과 공부를 통해 진짜 플래티넘이 될 때까지 시간을 벌어준다. 앞서 말했듯이 당신이 브론즈리그에서 브론즈라는 걸 광고하고 다니면 다이아 랭크의 우월주의자들의 먹잇감이 되기 때문에 브론즈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적어도 벗어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것을 막아주는 것이 프라다 지갑이다. 물론 페이커에게 계정을 빌리고 그에게 수업을 받으려면 돈이 많이 든다. 프라다도 그렇다.
당신이 아무리 없는 사람이어도 있는 사람인척 꾸미면 어느 정도까지의 사람들은 내가 부자처럼 보이게 아니 적어도 가난해 보이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속이는 것이 아니다. 일시적으로 착시를 일으키는 것이고 시간을 벌고 호감을 버는 일이다. 가난한 이에게 동정할지언정 결코 동업하지 않는다. 당신이 상대방이 자신의 주머니로부터 돈을 빼게 만들고 싶다면 그들보다 많거나 많아 보여야 한다. 돈은 더 많은 돈이 있는 곳으로 흐른다. 가난함을 들킨 상태로 부를 이룰 수 없다. 초반 포식자로부터의 위협을 피할 수 있는 무기가 프라다이다.
굳이 부를 거머쥘 필요가 있는가? 이런 질문 자체가 가난한 질문이다. 어떻게 부를 거머쥘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부자들은 왜 부자가 되어야 하는지 묻지 않는다. 근데 가난하고 여유 없는 사람들이 꼭 저런 질문을 한다. 행복한 사람들은 왜 행복해야 하는지 묻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여전히 행복할지 연구하고 공부한다. 원인을 찾는 질문은 밴 버냉키가 왜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는지 혹은 한국 출산율이 0.7까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인지에 같은 질문을 할 때에 유효하다. 이런 게 진짜 질문이다.
기망
거짓말을 하거나 사실을 말하지 않음으로써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만드는 행위라는 뜻이다. 롤에서는 상위 티어의 유저가 하위 티어에 와서 자신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이들을 상대로 학살 행위를 즐기거나 그런 방식으로 타인의 계정을 랭크업 시켜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대리 행위라고 한다. 대리기사가 음주자 대신에 운전을 해주듯 게임 실력이 떨어지는 이들의 계정을 대신 키워주는 행위다. 이런 행위도 일종의 기망 행위다. 새로운 마음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미로 새로운 계정으로 게임을 하는 것은 괜찮지만 일부러 하위 티어에 가서 그들을 기망하며 양학을 통해 우월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고, 이런 기망행위로 돈을 버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도 기망의 대상이다.
이 기망행위에서 힌트를 얻었다. 사람은 누구나 우월해지고 싶은 마음 좋게 말하면 중요한 사람으로 인식되고픈 갈망이 있다. 게임에서 그런 갈망을 충족하려면 상대를 이기고 랭크가 올라야 한다. 게임을 주도하는 즉, 캐리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자기와 거의 비등비등 하거나 뛰어난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기적 같은 일은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 까다. 반대로 그런 기분을 쉽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는 바로 하위 리그에 가는 것이다. 그곳엔 어수룩한 사람들 천지이기 때문에 그곳에선 언제나 이끄는 자가 될 수 있다. 용의 꼬리가 아닌 뱀의 머리가 되는 것이다.
진짜 실력자들은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는 것에 보다 쾌감을 느끼기 때문에 기망행위를 좋아하지도 않으며 윤리적이지도 않다고 여긴다. 달리 말하면 자기 자리 지키기도 바쁘다. 기망 행위를 일삼는 부류들은 보통 플래티넘 상위나 다이아몬드 하위 랭크에 있는 어중간한 이들이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에 지친 사람들이다. 그 이상은 재능과 투자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사실 다이아몬드 랭크만 돼도 엄청난 거지만 그들에겐 올라가야 할 산이 눈앞에 있는데 결코 올라갈 수 없는 산처럼 느끼게 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일부는 수문장이 되거나 양민 학살자가 되어 하위 티어를 농락하고 그들의 앞길을 방해한다. 이렇게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바로 위 포식자에게 노출되어 있다. 그것을 막아주는 게 프라다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느 정도의 기망심과 우월감,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즉 영웅심리가 있다. 그렇기에 상대에게 얕보이면 상대는 자신이 바로 우월한 존재로 인식한다. 물론 어떤 경우에도 우월감을 느끼지 못하는 패배감에 빠진 사람들도 있다. 주로 가난하고 누려보지 못한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다. 이 열패감을 극복하는 것은 너무너무 힘들다. 부자가 되는 것보다 더 힘든 게 열패감을 극복하는 것이다. 이것을 극복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프라다를 사는 것이다.
어제 나는 길거리 영업을 다녀왔다. 기억을 돌이켜 보면 누군가 내 매장에 들어와서 영업을 하면 엄청 부담스럽고 위협감을 느꼈다. 쉽게 내보내기도 힘들다. 바꿔 말하면 내가 영업하러 들어가면 그곳의 사람들도 같은 마음을 먹을 가능성이 크다. 즉 내가 압도됨을 느꼈다면 상대도 마찬가지로 느낀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압도되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있다면 우리는 늘 상대방을 압도할 수 있다. 단지 분위기와 액션 만으로도 가능하다. 사람의 기량은 크게 두 가지로 상승한다. 하나는 물아일체의 경지에 올라 절정의 쾌감을 느낄 때고 또 하나는 상대가 나보다 하수라는 걸 확신했을 때다. 물론 진짜 실력자들이나 압도감을 가진 이들에겐 이런 허세는 통하지 않겠지만.
배우는 사람보다 가르치는 사람이 더 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많은 예술가들이 학생일 때 보다 선생님이 되었을 때 더 실력이 상승한다. 학생보다 높은 위치에 있기에 상대가 너무 잘 보인다. 학생에게 알려주려면 내가 제대로 알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구체적으로 모르는 것을 알게 되고, 그 모름을 해소하기 위해 공부하게 된다. 그 덕분에 더 성장한다. 배우는 사람은 자기가 뭘 모르는지 확실히 모르지만 가르치는 사람은 확실히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선생으로서의 체면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체면 때문에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좋은 선생의 자세는 아니지만 오늘 할 이야기는 아니다.
만일 내가 깔끔한 외모 즉 정장에 구두를 신고 영업을 했다면 어땠을까. 반대로 구질구질하게 손질도 안된 머리모양에 면도까지 하지 않고 후줄근한 옷을 입고 나갔다면 어땠을까. 당신이 생각해도 답은 뻔하지 않겠는가.
게임은 길어봐야 40분 정도면 끝난다는 것에 반해 인생은 40년은 더 걸린다. 그렇다면 게임에서의 1분은 인생에서의 1년 정도와 비교해 보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게임 시작이다. 앞으로 길면 5년간은 상대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절대 모르게 해야 한다. 그럼 뭐부터 해야 할까? 답은 앞서 알려 줬다. 프라다 지갑을 사라. 그리고 책을 사라. 초반 아이템으로 프라다 지갑을 사고 하루에 최소 한 시간 이상은 독서에 할애해라. 독서할 시간이 없다고? 책 살 돈이 없다고? 글러 처먹었다. 닷지 해라. 프라다 지갑 살 돈이 없다고? 닷지 해라. 핑계 대지 말고 어떻게 할지만 고민하자. 프라다는 집도 차도 아니니까 마음만 먹으면 할부로 살 수 있다. 중고로 살 수도 있다. 그리고 가까운 도서관에 가면 천지에 널린 게 책이다.
안다. 삶이 팍팍하면 도서관에 가는 차비도 아깝다. 나도 그랬다. 프라다는커녕 당장 카드값도 빠듯한 거 안다. 근데 어차피 프라다 사도 빠듯한 건 똑같다. 며칠 전에 현대 백화점에 다녀와 보니까 프라다 지갑이 70만 원 정도 하더라. 최대한 깔끔하게 빼입고 백화점 프라다 매장에 가라. 최대한 살 것 같은 자세로 입장해라. 할부해도 상관없다. 할부가 그들의 매출에 변화를 주진 않기 때문이다. 일시불은 멋있는 게 아니며 할부 또한 부끄러운 결제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부끄러운 사람이다.
너무 당연하지만 프라다 지갑의 의미는 외형을 의미한다. 운동하고 식단 조절해서 다이어트해야 한다. TPO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내 몸의 모든 털은 관리해야 한다. 특히 코털도 그렇고 가능하다면 음모도 관리해라. 브라질리언 왁싱이나 레이저 제모가 두려우면 적어도 가위로 손질 정도는 해라. 그리고 적어도 잡화 특히 지갑은 좋은 것을 써라. 좋은 지갑에 돈이 들어오기 마련이다. 천상계의 마음가짐을 가지려면 우선 외형부터 바꿔야 한다. 자신의 외형도 바꾸지 못하면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핵심. 하루에 한 시간 이상 책 읽지 않아면 당신의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운 좋게 로또에 당첨될 수도 있고, 보험금을 탄다거나 얻어걸릴 수도 있다. 그렇지만 당신은 예외다. 꿈도 꾸지 마라.
다이어트해라. 독서해라.
그리고 농담처럼 이야기했지만 진짜 프라다를 사라. 프라다가 모든 면에서 가장 훌륭하다. 사피아노 가죽도 알아주고 당연히 마감도 좋다. 명품인데 50에서 70 정도면 어쨌든 인생에서 허용 가능한 범주이기도 하다. 로고가 큼직해서 확실하게 티가 난다. 반대로 보테가 베네타, 발리, 구찌, 루이뷔통 등은 지갑으로 강한 인상을 주기 힘들다. 그리고 명품 초보자가 들기에도 부담스럽고 그에 걸맞은 옷이 받쳐주지 않으면 역효과가 난다. 샤넬이나 에르메스는 너무 비싸다. 그리고 너무너무 예뻐도 덜 알려진 브랜드 예를 들면 LOEWE 같은 거도 좋긴 하지만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효과를 많이 보기 힘들다. 이런 숨겨진 명품이나 반대로 너무 티 나는 명품은 진짜 실력을 갖추었을 때 사도록 하자.
언제? 적어도 월 현금흐름이 500이 넘고 노동하지 않고 얻는 수익이 있으며 언제든 유용 가능한 현금 1억이 있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