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과 온라인 쇼핑몰의 공통점

스마트 스토어 창업을 대학생 교양필수로 지정해야 하는 이유

by 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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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위탁 판매를 시작했다. 솔직히 지금 진짜 위험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몇 달째 잔고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인데 이제 진짜 몇 개월 버티지 못할 것 같아졌기 때문이다. 지금 수입으론 속도를 조금 늦추는 수준이 고작이다.


한 달 수익금에서 항상 어느 정도는 남았기 때문에 그걸로 주식 투자금을 계속 늘리고 있었지만 작년 러우 전쟁 이후로 국제적 수급이 막히고 코로나가 사실상 종식되면서 소비재 내수 시장이 급감했고 나 역시도 매출이 급감했다. 고정비는 4배가 늘었는데 수익은 3배 이상 줄어들었으니 감당이 될 리 없었다. 남아있는 저축과 대출잔금과 기존의 수익으로 2년은 걱정 없겠다 생각했는데 그게 절반으로 줄어들어 버렸다.

무슨 수든 써야 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온라인 위탁판매다. 인터넷 쇼핑몰을 차리게 되었는데 그 시작은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다. 유튜브에 조금만 검색해 보면 인터넷 쇼핑몰 부업으로 월 100만 원 순이익 정도는 하루 3~4시간만 일하면 벌 수 있다는 영상이 참 많다. 여행과 독서모임을 하면서 네이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꽤 열심히 하고 있던 내게 온라인 쇼핑몰 부업은 나쁘지 않은 아이템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왜 지금까지 하지 않았냐는 후회가 너무 많이 밀려와서 현타가 오는 중이다.


하지 못했던 이유는 돈이 되지 않을 거라는 자체적 판단 때문이었다. 남들 다 자리 잡고 있는데 지금에 와서 내가 진입해서 성과를 볼 수 있냐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완전한 착각이었다. 온라인 판매는 온라인 게임과 같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절대적인 게 없는 세상에서 그 생태계만 파악해서 한 단계씩 나에게 맞는 사냥터를 찾아가듯이 성장하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볼 수 있는 게 바로 온라인 마켓이더라.


온라인 판매는 게임 레벨업 시스템과 같다. 나는 이제 갓 캐릭터를 생성한 초보 유저와 다름없다. 허름한 누더기 외투에 낡아 빠진 단검 하나 든 정도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게임을 하기 위해선 우선 게임을 설치해야 하고 회원가입을 하고 내 캐릭터를 생성해야 한다. 그대로 온라인 쇼핑에 적용하면 사업자 등록을 하고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개설하는 것과 같다. 그럼 아주 기본적인 게임 캐릭터가 생성되듯 나의 가상의 인터넷 마켓이 생성된다. 능력에 따라 쿠팡 11번가 옥션등 다양한 마켓에도 게임 캐릭터 만들듯이 온라인 스토어를 개설할 수 있지만 초보 모험가, 초보 셀러는 우선 한 군데에서 그 생태계를 파악하는 게 먼저다. 다를 게 하나도 없다.


같은 게임에도 다양한 직업군의 캐릭터가 있듯 판매에도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가 있다. 내가 용사를 골랐듯이 가구 카테고리를 고를 수 있고 마법사를 골랐듯이 패션 카테고리를 주 업종으로 잡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게임은 대부분 직업 없이 시작해서 조작법을 익히는걸 가장 우선으로 한다. 일정 레벨이 도달해야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 달성된다. 나는 지금 일주일 동안 생활/문구 카테고리를 팠고 이제 인테리어 소품 쪽으로 사냥터를 옮길 예정이다.


특정한 사냥터나 패턴이 복잡한 보스몹을 잡으려면 선배들의 공략집을 보거나 영상을 보면 효과적이듯이 온라인 셀러도 항상 영상과 책을 가까이해야 한다. 나는 지금 정영민 tv, 투트랙 같은 유튜버들의 영상을 매일 보고 있다. 그리고 각종 공략도 틈틈이 계속 보고 있다. 저들이 왜 공짜로 퍼주는지 알고 싶다면 그 또한 시장 논리이기 때문이다. 게임에서는 명예를 중시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영상들 조차 광고가 되고 영상 그 자체가 유튜브를 통해 추가 수익이 창출된다. 천상계 게이머들이 아무리 강의해 봐야 저 랩존에 있는 노비스들은 따라 하고 싶어도 따라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의 라이벌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니 막 퍼주는 식으로 알려준다. 바꿔 말하면 그들의 말은 다 주어 담아서 공부하되 적용은 각자의 레벨에 맞게 해야 한다. 알아도 못하는 게 세상엔 많다. 대표적인 게 당신의 뱃살이다. 그리고 연애.


일정 레벨과 스펙에 도달하지 않거나 직업이 맞지 않으면 착용하지 못하는 장비처럼 고수들이 말하는 판매 방식은 알아도 접근할 수 없는 방식임을 알게 되었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도매사이트에서 물건을 찾아보고 소싱해 보고 내 스토어에 입점시켜 보고 판매로 연결시켜서 첫 매출을 올리는 방식이 게임에서 튜토리얼로 슬라임 같은 몹 같지도 않은 몹을 잡는 것과 같았다. 슬라임도 한 마리일 땐 무섭지 않지만 3마리 10마리 되면 초보 모험가는 방심하다 죽기 딱 좋다. 이렇게 슬라임은 몇 마리까지 내가 잡을 수 있는지 계산하는 것도 능력이고 딱 죽지 않을 만큼 사냥하는데 얼마나 빨리 사냥할 수 있는지 계산하고 마을로 돌아와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도 연구해야 빠르게 레벨업을 할 수 있다. 고레벨이 되면 슬라임 1천 마리가 덤벼도 흠집조차 나지 않겠지만 초보는 다르다. 달리 말하면 아무것도 모르는 생초보가 중국 사이트에서 물건을 몇 천만 원씩 소싱해 오면 딱 그 제품에 깔려 죽기 좋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단기간에 성장하는 방법도 있다. 바로 고레벨 유저를 통해 일명 버스를 타는 방법이다. 모든 게임은 먼저 진입한 고레벨 게이머들이 초보들을 도와주는 경우가 많다. 그게 친구라면 대가 없이도 해준다. 그러나 자기 먹기도 살기 힘든 현생에서는 고레벨 찔러, 일명 버스기사를 만나기는 자력으로 온라인 스토어를 성공시키는 것만큼 행운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아니 적어도 나는 레벨 1부터 차근차근 접근해야 한다.


지금은 레벨 3쯤 됐을까? 문제는 요즘 게임은 대부분 만랩부터 라는 점이다. 옛날 게임들은 레벨 올리는 것 자체가 스펙이었고 능력이었지만 요즘은 만렙이 기준인 게임이 더 많다. 각종 모험을 통해서 모든 장비를 착용할 수 있는 레벨이 되어야 진짜 게임이 시작된다. 심지어 모든 만렙이 동일하게 게임을 잘하는 건 아니다. 절 받든 무식하게 했든 안랩은 결국 누구든지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렙이 되었다는 건 이제 본격적으로 이 게임의 핵심 콘텐츠들을 즐길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다. 심지어 직업을 잘 못 선택했거나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는다면 다른 직업으로 새롭게 키워야 하는 불상사도 생긴다. 온라인 게임과 온라인 쇼핑몰은 다른 게 하나도 없다.


내가 가장 오래 했던 게임은 던전엔 파이터 일명 던파라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만랩까지는 거의 돈이 들지 않는다. 캐릭터를 꾸며줄 기본 아바타 구매를 위해 초반에 몇만 원 쓰고 나면 누구든지 며칠이면 만렙을 찍을 수 있었다. 그러나 만렙을 찍고 나면 그때부터는 돈뿐만 아니라 운과 시간까지 필요해진다. 그렇다 과금과 막일의 시작이다. 최종 콘텐츠인 보스 몹을 잡기 위해선 9개의 에픽급 아이템을 손에 넣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아이템을 구할 사냥터로 가야 하는데 이제부터는 사냥터에 입장하 것만으로도 티켓값으로 돈을 써야 한다. 그리고 조금만 컨트롤 미스가 나면 바로 캐릭터가 죽고 입장권을 날린다. 그뿐일까? 이 정도 사냥터에서 혼자 사냥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팀 단위로 움직여야 하는데 이 팀을 꾸리는 것조차도 일이고 이렇게 컨트롤 미스로 죽게 되면 나머지 팀원들도 다 같이 죽게 된다. 그럼 그다음부턴 팀에 초대받지 못하게 되고 만다.


이 시스템을 그대로 현실에 적용하면 자영업자가 직원을 고용하는 수순으로 연결되고 돈을 쓴다는 것은 위탁을 넘어서 제품을 미리 구매하거나 제작도 하고 브랜드까지 만드는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은 돈과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모든 과정을 거쳐서 브랜드까지 만들어 내면 천상계 게이머, 성공한 사업가로 불릴 수 있다. 삼성 현대 애플 테슬라 나이키 같은 브랜드가 바로 이런 식이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옆에서 지켜보면서 성장하는 회사가 있다. 게임회사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다. 네이버 쿠팡 구글 유튜브는 천상계 유저들이 마음껏 뛰어노는 그라운드를 제공하는 회사다.


게임도 해본 놈이 만든다고 우선은 플랫폼을 만든다는 생각은 버리자. 우리는 먼저 초보 사냥터에서 성장해서 1차 전직을 통해 직업을 선택할 수준이 되어야 한다. 나는 그 조건이 위탁 판매로 월 순수익 100만 원이라고 생각한다. 할 일이 많다. 전업 온라인 셀러가 되는 건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과 같은데 그전까진 부업처럼 퇴근 후 게임을 하듯이 접근해야 한다. 피로는 누적될 것이고 현업이 버텨주어야 한다.


나는 이 과정이 교양 과목의 일환으로 대학생이라면 누구든지 강제로 한 학기 수강하게 하고 싶다. 모두가 스마트 스토어를 개설하고 상품을 소싱해 보고 광고도 해보고 판매 현장도 직접 나가봤으면 좋겠다. 그게 전공자던지 아니면 전혀 관계없는 교육, 예술 계통이라도 꼭 이수할 수 있는 과목이었으면 좋겠다. 인터넷 쇼핑몰 하나를 개설해서 성공적으로 안정화시키지 못하더라도 그것을 배워나가는 과정에서 자본주의와 회사, 마케팅과 영업, 경영, 심리까지 거의 모든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의 나는 스마트스토어를 중단한 상태이지만 그쪽 생태계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거의 다 알게 되었다. 이쪽에 전문지식과 현장감을 가지고 있는 교수(멘토)를 중심으로 교양수업을 만들고 실습 위주로 해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깝게도 지금은 유튜브를 통해 어느 정도의 무료강의를 들을 수밖에 없고 아니면 사기성 짙은 고액의 유료강의를 잘 구분해 가면서 듣는 방법밖에 없다는 점이다. 너무너무 안타까운 현실이다. 진짜 국가에서 공식교육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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