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엄마 어렸을 때는 하늘이 파랬어?
3월 봄날의 하늘은 어디로 갔을까?
싱그러운 봄날아 어디로 갔니?
이제 초등학교에 막 들어간 딸이 물어본다.
엄마! 엄마! 엄마 어렸을 때는 하늘이 파랬어?
이제 서울의 하늘은 아이들에겐 더는 파란색이 아니다.
추웠던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면 따사로운 봄 햇살을 맞으며 푸른 하늘을 바라봐야 하거늘…
감히 얼굴을 쳐들지 못하게 하는 놈이 있다.
바로 미세먼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아침 출근 버스를 타면 오늘의 미세먼지 소식을 알려주는 방송을 듣는 것도 일상이 되어버렸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가 어릴 적엔 미세먼지라는 단어조차 듣기 어려웠던 시절. 가을이면 높고 깨끗한 파란 하늘을 자주 볼 수 있었고, 봄이 오면 따뜻하고 상쾌한 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은 1년 중 깨끗한 하늘을 보기란 손에 꼽을 정도다. 그저 뿌연 하늘이 우리의 하늘인 양. 벌써 2주 가까이 희뿌연 하늘과 목구멍 끝을 캑캑거리게 하는 미세먼지의 연속이다. 미세먼지를 막아준다는 여러 종류의 마스크 광고도 모자라 재킷 광고까지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스크를 쓰면 왠지 수상한 사람처럼 보이는 기분 때문에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도 꽤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름 패셔너블한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도 보이곤 한다.
내 몸에 들어가는 미세먼지를 줄이고자 입은 다문 채 코로만 숨을 쉬며 뿌연 하늘을 쳐다보고 있으면 정말 화가 치민다.
자연현상이라며 누구 하나 이 문제에 관련해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지 않는 현실.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마스크와 집안에 공기 청정기를 구입하는 길밖에는 없다. 이 미세먼지의 주범은 중국의 산업발전이 제일 큰 원인이라는 것은 분명한데 정작 우리의 지갑만 비어 간다. 콧속으로 들어오는 미세먼지는 나의 얼굴을 저절로 찌그러지게 한다. 코끝이 찡하게 아려오면 바로 목구멍 끝에 따가운 느낌을 전달한다. 심호흡하면 나의 폐를 그대로 오염시킬 듯한 착각이 들곤 한다. 가끔 한반도의 경계선을 따라 방어막을 하늘로 쌓거나 하늘에 대형 선풍기를 만들어 바람을 중국으로 불게 하여 나쁜 공기를 원천 봉쇄하는 되도 않는 만화적인 상상을 하게 한다. 한반도 근처로 밀집한 중국 공장들로 인해 지구 환경이 바뀌어 바람이 서쪽으로 불지 않는 이상 우리의 하늘을 보며 아이들은 다시 묻겠지.
엄마! 엄마! 엄마 어렸을 때는 하늘이 파랬어?라고...
일기예보를 듣지 않아도 미세먼지 소식은 바로 알 수 있다. 버스 정류장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보이거나 버스에 탔다면 빛에 반사된 버스 유리창을 보라. 무수히 많은 얼룩덜룩 먼지 자국이 미세먼지의 증거다. 머지않아 마스크는 필수 휴대 용품이 될 날도 오지 않을까. 먼지에 민감한 나는 미세먼지가 조금만 끼었더라도 혓바닥에서부터 신호를 느낄 수 있다. 혓바닥의 꺼끌꺼끌한 느낌과 코끝이 찡한 느낌이 오면 황사나 미세먼지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입속으로 먼지 한 사발을 퍼먹은 듯한 기분은 침을 내뱉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다. 이럴 땐 입을 꽉 다물고 최소한의 호흡을 유지하며 콧바람을 분다. 최대한 나쁜 미세먼지를 내 몸에 들이지 않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효과 없는 짓이란 걸 알지만 그래도 정신건강엔 도움된다는 일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