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까?
주말 내내 최악의 황사와 미세먼지로 집안 환기도 한 번 시키지 못해 집안은 꼬릿 꼬릿 한 냄새가 진동. 베란다 아래로 보이는 공원엔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고 날씨는 좋은데 뛰노는 동네 꼬마들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의 어느 날 풍경이다.
오늘 아침 출근길 정류장.
마스크를 쓴 사람은 10% 정도다. 내가 유별난 건지 저 사람들이 무관심한 건지 헷갈린다. 아침 날씨에 분명히 미세먼지 나쁨이라는 문구를 봤는데...
뭐 이 정도 날씨에 이 정도 미세먼지가 큰일이야 나겠느냐마는 한국인에게 미세먼지는 그렇게 큰 걱정거리는 아닌 것 같다.
마스크를 쓰면 상대방이 이상하게 쳐다볼까?
답답해서 마스크를 쓰지 않을까?
이 정도쯤이야 내 몸엔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아 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며칠 동안 미세먼지를 들이마신 탓일까? 코막힘과 두통, 목이 따가워 찾은 이비인후과는 그야말로 문전성시였다. 항상 바로 옆에 있는 소아과만 바글바글했지 이비인후과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진료실에선 우는 아이의 곡성이 울려 퍼진다.
엉엉 울어대며 의사 선생님께 아프지 않게 해달라는 여자아이.
안 아프게 해주세요. 으아앙! 으으으 으아악!
안 아프게 해주세요. 으어엉. 아파!
엄마 잘했지? 라며 치료가 끝나고 잘 참아낸 꼬마 여자아이는 연신 엄마한테 칭찬의 답을 구한다.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쓴 채 들어온다.
미세먼지 최악이라는 아침 일기예보. 어제저녁부터 뉴스에 떠들긴 했지만, 막상 병원에 오니 미세먼지의 참상을 느낄 수 있다. 바로 옆에 있는 소아과는 항상 꽉 차 있는 반면 여기 이비인후과는 많아야 두세 명이 전부였다. 갈수록 나빠지는 대기 상태가 소아과와 이비인후과의 역전 상황을 연출한다.
지금 버스 안.
나와 앞자리에 앉은 남학생만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나도 예전엔 마스크를 쓴다는 일이 뭔가 튀어 보이고 주위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지곤 했다. 버스 안의 나 홀로 마스크도 유별 떠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제는 이런 시선은 무시하고 내 몸이 우선이다. 그렇다고 버스 안의 모든 승객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참 우스꽝스럽다.
그런 날은 오지 말아야 할 텐데.
아침부터 더운 날 미세먼지가 들어올까 겁나서 버스 창문도 열지 못해 반소매 안에 입은 러닝셔츠에 땀만 차오르는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