갸리 버스 365일 [환승입니다]

환승입니다. 환승입니다. 환승입니다.

by 갸리

환승입니다.



버스에 앉아있다 보면 자주 듣는 소리 중 하나.


환승입니다.


누군가의 교통카드가 단말기에 접촉돼 흘러나오는 소리.
버스 환승 정책이 시행되기 전엔 들을 수 없었던 소리.


환승입니다. 환승입니다. 환승입니다.


"환승입니다" | make by ToonBoom Harmony


이 기계음을 들을 때마다 두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고객님의 돈이 절약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이명박입니다. 이명박입니다. 이명박입니다. (내가 강바닥에 돈은 많이 꼬라박았지만 그래도 이거 하나는 자부한다.)


나에게 이 소리는 고마움과 증오라는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상기시킨다.

나의 돈이 절약되는 즐거움 그리고 생각하기도 싫은 그 이름 세 글자.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 소리는 서민들의 주머니를 아껴주는 고마운 소리다. 2004년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이명박이 버스 중앙차로제와 환승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나 또한 회사를 출근하며 두 번의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상황. 하루에 두 번은 내 교통카드에서 나오는 소리다. 그래도 나에겐 덕택을 안겨주는 경쾌한 목소리가 순간 짜증이 밀려오는 소리가 바뀐다.


단말기에서 울려 퍼지는 ‘환승입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단말기의 환승입니다.


나에겐 누군가의 이름으로 중첩되어 귓속으로 파고든다.

매거진의 이전글갸리 버스 365일 [아가씨의 맨얼굴을 보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