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맥에서 윈도 OS를 사용하는 법
한국에서 맥을 사용한다면 어느 정도 불편함은 감수해야 합니다. 아래의 리서치 데이터가 그 증거입니다.
GeekWire 사이트에 올라온 기사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PC 시장의 OS 점유율.
Windows: 85.4%
macOS: 7.5%
대한민국의 데스크톱 PC OS 점유율은 어떨까요? (2021년 5월 기준)
Statcounter의 데이터에 따르면 역시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는커녕 거의 독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Windows: 88.93%
macOS: 5.95%
위의 결과를 볼 때 맥은 한국에서 사용하기가 참 만만치 않습니다. 특정 업종이 아닌 이상 가정집에서 맥을 구경하기는 어렵겠죠. 이런 수치는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위 자료에도 분명히 나와 있습니다.
전 세계 시가 총액 1위를 달리는 애플이지만, 참 아이러니한 것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윈도 공화국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흔히 컴퓨터를 사용한다는 이야기는 대부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OS가 돌아가는 컴퓨터를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약 6%의 PC만 제외한다면 '컴퓨터 = MS 윈도'라는 공식도 무리가 아닙니다. 이런 환경에서 맥을 사용한다는 건 애플을 좋아하는 사람들조차도 귀찮은 일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맥 전문가라 할지라도 윈도 환경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맥 컴퓨터 하나로 해결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죠. 맥 유저 입장에서.
예컨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있는 집은 엄마 아빠가 대신해서 학교 과제를 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학교에서 배포하는 디지털 파일은 주로 한글과 컴퓨터사의 한글 포맷으로 된 것이 많습니다. 이런 도큐먼트를 오픈해서 작성해야 하는 일도 있고, 학교 웹사이트에 따라서 맥에서는 접속이 안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인강도 맥에서는 플레이가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정부 사이트나 은행 업무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래도 요즘은 맥을 지원하는 은행도 많이 늘어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사실.
이런 상황이 닥치면 맥은 참,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인 천덕꾸러기가 되고 맙니다. 기껏 비싼 컴퓨터를 장만했더니 이런 간단한 일도 처리할 수 없다니. 이쁜 쓰레기 신세라고 해야 할까요. 고사양의 CPU나 ARM 기반의 M1칩을 달고 나온 실리콘 맥 따위로는 간단한 업무 하나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한국입니다.
필자의 집에도 맥이 세 대나 있지만, 아이들의 학교 관련한 일은 대부분 윈도 노트북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굳이 맥에서도 하려면 할 수 있습니다만.... 안 되는 맥을 붙잡고 있다가는 아내의 불호령이 날아옵니다.
"되지도 않는 걸 가지고 왜 시간 낭비야!"
이런 말이 듣기 싫어 이쁜 쓰레기(맥에 미안하지만)는 잠시 접어두기로 합니다.
제가 그렇다고 이쁜 쓰레기를 그냥 놔두고만 볼 수 없습니다.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죠.
우리에겐 아직 페러렐 데스크톱이 남아 있습니다.
페러렐 데스크톱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Boot Camp에 관해 잠깐 설명하자면.
애플이 오죽했으면 'Boot camp'를 OS 안에 넣었을까요. 위에서 말했듯이 전 세계 OS 점유율을 보면 바로 해답이 나오니까요.
윈도 OS를 인스톨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애플. 그 고집스러운 집념을 버리고 애플은 윈도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부트캠프를 제공합니다. 그 유명한 어도비 플래시가 사라진 것도 다 애플 때문이었죠. 그만큼 애플은 자신들이 만들어나가는 생태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과감히 제거합니다. 윈도라면 담을 쌓고 있는 애플이. 애플 퀵타임조차 버전 7.6에서 윈도 버전은 내버린 애플인데. 고맙게도 부트캠프를 만들어 전 세계 PC 유저 85%를 끌어안을 계획이었을까요. 맥을 구매하면 윈도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까지 윈도 진영을 버릴 수 없었던 애플입니다.
부트캠프는 하드디스크의 파티션을 분할해 한쪽은 맥, 다른 한쪽은 윈도 OS를 인스톨하는 방식입니다. 한 대의 컴퓨터에서 듀얼 OS가 따로 작동하는 구조입니다. 맥 초보자가 설정하기에는 약간은 까다로운 프로세스. 설정만 완료하면 두 가지 OS를 성능 저하 없이 즐길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죠.
그런데 딱 한 가지, 불편한 점은 윈도 OS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컴퓨터를 껐다가 다시 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맥과 윈도를 사용할 수는 없는 것인지.
5G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다시 부팅해야 한다는 건 상당한 짜증을 유발하니까요.
페러렐 데스크톱은 이런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주는 애플리케이션입니다.
만약 여러분의 맥에 부트캠프로 윈도가 설치되어 있다면 위 그림에서 제일 오른쪽 옵션을 선택하면 됩니다.
Use Windows from Boot Camp - mac에 윈도 OS 설치되어 있을 경우.
Install Windows or another OS from a DVD or image file - 윈도 또는 다른 OS 설치
주로 위 두 가지 옵션으로 진행하면 맥에서 윈도를 사용하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애초에 윈도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맥은 첫 번째 옵션을 선택한 후 해당 OS 이미지 파일을 가져오면 끝입니다. 설치는 아주 간단하고 빠릅니다. 실제 PC에 윈도 OS를 인스톨하는 것보다 빠릅니다.
위 그림처럼 맥 한대에서 다양한 OS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개발자나 시스템 관리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존재입니다.
5분 정도면 윈도 OS 인스톨이 끝납니다. 아마도 그 속도에 놀라게 될 것입니다. 실제 일반 PC에 인스톨할 때보다 훨씬 빠릅니다.
회사 업무상 서버는 전부 리눅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리눅스 배포판을 테스트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을 제공합니다. 서버는 함부로 건드릴 수 없으므로 개인 PC에서 리눅스 환경 테스트로 사용하는 이유입니다.
palellels desktop for mac을 사용하면 아래와 같이 맥을 다시 부팅하지 않아도 맥을 사용하면서 동시에 많은 OS를 가동할 수 있습니다. 병렬 작업이 가능. 이것이 어찌 보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페러렐 데스크톱은 예전에는 속도 저하로 인해 이런 방식으로 윈도를 사용하는 건 시간 낭비일 때가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SSD가 없었던 시절이었죠. SATA HDD가 장착된 맥에 깔아서 사용할 수는 있지만 하드디스크의 느린 속도 때문에 큰 효과가 없었습니다. 항상 하드 긁는 소리가 났었죠.
그러나, SSD가 출현하고 난 후 상황은 180도 변했습니다.
애뮬레이터를 통해 윈도 OS를 돌리지만 향상된 하드디스크의 성능 덕택에 실제 윈도 PC에서 사용하는 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고사양의 게임을 돌려야 하거나 무거운 3D 작업을 한다면 페러렐 데스크톱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에서 페러렐 데스크톱을 사용하는 유저의 대부분은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 때문입니다. 맥 유저로서 꼭 윈도 OS를 사용해야 할 때, 맥을 버릴 수는 없으니까요.
이럴 때 페러렐 데스크톱은 좋은 해결책이 됩니다.
집에 초등학생이 있거나 중학생 자녀가 있고 맥을 사용하는 집이라면...
이것은 필수 애플리케이션이 될지도 모릅니다.
단, 윈도 PC가 없다는 조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