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월요일날 출근하는 거 너무 힘들어”
오늘은 월요일 아침.
회사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려 비탈진 길을 내려가던 중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의 통화 목소리가 유난히 귀에 꽂힌다.
"아! 월요일날 출근하는 거 너무 힘들어”
"나두 그래” (그녀의 통화에 끼어들어 한마디 내뱉고 싶어 진다.)
월화수목금 회사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려면 1박 2일 짧은 여행을 간다거나, 밤늦도록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인다거나, 연인과의 데이트를 즐긴다거나, 평상시와는 다른 패턴의 주말을 보낼 확률이 커진다. 뭐 걔 중엔 주말 내내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서 TV만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도 있다고 본다. 여하튼 직장인의 주중과 주말의 생활 패턴은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주말을 여유롭게 보낸 여파로 주중 생활리듬이 깨진 사람들에게는 월요일 아침은 출근하기 싫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기 마련이다.
IMF 시절.
1997년부터 시작해 1998년의 실직자가 피크를 찍었던 시기. 나는 정말 운 좋게도 첫 직장에 들어가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월요일이라서 회사 가기 싫다는 말은 수많은 내 주변의 실직자에게는 실례라서 입 밖으로 꺼낼 수도 없었던 시절.
사회 초년생인 나는 당연히 첫 직장에 들어갔으니 월요병이 있을 리 만무하거니와 토·일까지 나가서 일하는 날은 허다했다. 당시만 해도 나 같은 사람을 써주는 회사가 그저 고마워 '월화수목금토일’을 일해도 감지덕지. 부모님조차도 아들이 토·일까지 회사 나가는 것에 대해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그저 회사에서 자신의 아들을 써주는 것만도 어디냐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휴일도 없는 직장 생활은 몇 년이나 지속했다. 월요병은커녕 토·일조차도 출근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던 시기다.
그냥 토·일만이라도 쉬었으면 하는
"아! 토요일, 일요일날 출근하는 거 너무 힘들어”
쉬지 못해 축 늘어진 어깨, 머릿속마저 몽롱한 날의 연속. 국가에서 지정한 날은 쉬고 싶다는 아주 소박한 희망이 있었을 뿐. 그 몇 년의 시간이 나에겐 다크서클을 남겨 주었다. 그 후로 팬더라 부르는 사람도 생기곤 했다.
그 시절 ‘월요병’이라는 단어는 나에겐 그저 사치에 불과했다. 무조건 열심히 일해서 경쟁자보다 더 빨리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에 남보다 많이 쉬는 건 사치라는 생각이 뇌리에 자리를 잡았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지금. 나도 가끔은
"아! 월요일날 출근하는 거 너무 힘들어”라는 말이 나온다.
이제는 21년 차 직장인. 그때와는 사회 분위기와 나의 신변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 토·일도 모자라 금요일까지도 쉬고 싶고, 놀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다.
스쳐 지나가는 젊은 여성의 전화 통화에서 들리는
"아! 월요일날 출근하는 거 너무 힘들어”
그녀처럼 월요병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다. 그런데 월요일 정류장의 모습은 이상하게 더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그렇다고 월요일이라고 더 많은 사람이 회사로 출근하는 것은 아닐 텐데. 입으로는 '월요일은 회사 가기 싫어’라고 외치지만, 정작 월요일 아침 정류장의 버스는 더 많은 승객들로 꽉꽉 들어차는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