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쉬언, 「달리기와 존재하기」
「달리기와 존재하기」
서 명 : 달리기와 존재하기
저 자 : 조지 쉬언
옮긴이 : 김연수
출 판 : 한문화
출간일 : 2020. 4. 7
쪽 수 : 432쪽
“당신은 왜 달리는가? 그리고 잘 달리고 있는가?
달리기는 온전히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여기 마흔네 살의 심장병 전문의인 한 남성이 있다. 그는 ‘더 이상 이대로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의사생활을 접고 학창 시절 즐기던 달리기를 시작한다.
50대 1마일 달리기 세계 신기록(4분 47초), 61세에 3시간 1분이라는 개인 최고기록을 달성한다.
미국 ‘장거리 달리기 명예의 전당’에서는 그의 이름을 딴 ‘조지쉬언 언론상’을 제정하고 그를 첫 수상로 선정한다.
일생을 통해 무언가를 이루고, 이 일이 타인 삶에 긍정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면 괜찮은 삶이라 부른다. 그 지점이 대단한 메달이나 상을 받지 아닐지라도 말이다.
삶을 긍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일상은 늘 힘겹고,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일들로 온종일 부산하다. 그리고 이렇게밖에 살 수 없는지 퇴근길에 간혹 묻곤 한다.
오늘 하루의 시간 중 온전한 나만의 시간은 얼마나 되었나?
우리는 누구나 삶을 각성하는 터닝포인트의 삶을 꿈꾼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야구경기를 외야에 앉아보다가 떠 오른 흰 공을 보며 '이제는 글을 써야겠구나'라는 영감을 떠올리는 순간
변호사 간디가 요하네스버그에서 더반으로 가는 기차 속에서 인종차별을 받으며 삶의 방향을 선회하기로 결정하는 순간
이런 순간들은 일상에서 살펴보면 그리 대단한 순간들이라 할 수 없다. 우리가 감동적인 영화를 보고 나서 극장문을 나설 때 나의 삶을 조금 바꾸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경험은 누구나 있지 않는가!
어쩌면 이런 순간들이 우리에게 없는 것이 아니라, 늘 일상에서 일어나지만 하루하루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에 묻혀 그 의미를 놓치고 지나가는 것일 게다.
조지쉬언처럼 유일한 생계의 수단인 전문의 생활을 마감하고, 다른 삶을 선택하는 경우, 우리는 단순한 용기를 넘어 도박이라고 부른다.
'가족들은 도대체 어떡하라는 말인가?'로 시작하여, 그간의 배움과 경험이 아깝지 않은가?, 자녀의 결혼과 노후준비는 어떻게 할 것인지 계속되는 질문에 혹 하는 마음을 차분이 흘려보내는 게 우리네 일상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 힘은 무엇일까? 지금의 삶이 아닌 마지막의 삶에서 지금의 삶을 돌아볼 줄 아는 안목이 아닐까?
'이렇게 살 수 없다.'와 '그래도 어쩌겠는가'의 사이에서 선택은 어렵다. 그럼에도 삶의 마지막 지점에서 지금의 삶을 본다면 충분히 대견할 수도, 좀 더 분발하기를 응원할 수도, 조금은 바꾸어도 괜찮다고 얘기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선택뿐 아니라, 그 선택을 이끌어 나가는 힘은 지나온 시간 속에서 축척된 혼자 서는 힘, 그 성취의 의미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얼마나 치열하게 했었는가 될 것이다.
달리기는 쉽다. 힘들면 쉬엄쉬엄 걸아가도 된다. 다만 끝이 있는 경기이다. 지금의 나는 힘들다고 생각만 하고 달리고 있다면 왜 달리고 있는지 다시 물어야 한다. 그리고 끝이 있는 경기라는 생각이 든다면 다시 힘을 내 달려야 한다. 그러다 보면 러너스하이를 느끼는 순간이나 뙤약볕을 견뎌야 하는 고통의 순간들도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만나고 보내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그즈음이면 달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달리기가 주는 즐거움과 고통이 내 삶에 어떤 친구인지 살피고 서로를 기꺼이 응원해 줄 수 있는 기쁨도 있을 것이리라.
번역자가 한국의 하루키라 불리는 '김연수' 작가다. 재미있는 점은 하루키도 달리기를 오랜 기간 하며 여러 차례 마라톤을 완주한 달림 이이고, 김연수 작가도 매일 쓰고, 달린다.
하루키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자신의 비명에 이렇게 쓰고 싶다고 말했다.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① (달리기) 달리기를 통해 제아무리 나이가 든 사람도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위치에 있든 주위를 세심하게 기울여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삶을 즐기는 사람을 이기는 방법은 없다.
② (자신이 되기) 내 참된 목표는 아프지 않겠다거나 병에 걸리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내 진정한 목표는 원래 내가 지녔던 존엄을 되찾는 것이다. 나는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 달린다.
③ (발견하기) 러너는 달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달린다. 고통과 피로와 스트레스에 맞서면서 삶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만 남겨놓고 자신에게 충실해지고 그대로 자신이 된다.
④ (놀이) 우리는 아이로 성장해야만 한다. “나는 왜 태어났는가?”라는 물음에 “참된 내가 되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현명한 아이로 성장해야만 한다.
⑤ (배우기)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 삶을 바치다 보면 자기 삶은 한 번도 제대로 살아보지 못하고 숨을 거둘 것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자신의 참된 모습을 꾸준히 찾아 나서는 일이었습니다.
⑥ (명상하기) 달리기를 시작해서 처음 30분은 내 몸을 위해 달린다. 그리고 마지막 30분 동안은 내 영혼을 위해 달린다.
⑦ (성장하기) 모든 것을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됐을 때 나는 고독한 상태 그대로 거리에 나선다. 거기서 나는 진정한 내 모습을 찾고자 하는 내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고 어떻게 살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고자 한다.
⑧ (바라보기) 마라톤을 마쳤을 때, 생애 처음으로 마라톤을 완주한 옆자리의 사람이 물었다.
“이제 저는 뭘 하죠?” 그 사람이 그런 물음을 던졌는데, 그 물음이 내 마음속에 맴돌았다. 그 사람에게 할 대답이 곧 내게 할 대답일 것이다.
“내가 달리는 모든 1마일은 늘 첫 번째 1마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