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건넨 한마디에 배인 상처
월요일 아침이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어요?"
의례 건넨 가벼운 인사였다.
"왜 그런 인사를 하세요? 주말을 잘 보냈으니까 출근을 했겠죠?"
"저는 그런 인사 하는 사람들, 너무 이상해요. 왜 궁금해요 그게?"
.....
순간 나의 귀를 의심했다.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가, 어색하게 답했다.
"아, 네. 잘 보내셨군요."
돌이켜보면 그 말조차 하지 말았어야 했다.
아니, 어쩌면 더 일찍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보고,
곁에 머물지 않았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나름 국내외를 오가며
수천명의 사람들을 만났다고 생각한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그녀는 단연 으뜸이었다.
이상한 사람의 으뜸.
곁에 두어서 좋지 않은 사람의 으뜸.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몇 개월간 그녀와 붙어 지내야 했다.
그 시간 동안 마음에 입은 상처는
사십여 년을 살아오며 겪은 것의
절반을 넘는 것 처럼 느껴졌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다시 한번 배우고 느꼈다.
사람의 말에는 기운이 있고,
온도가 있다는 것을.
아무리 가볍고 쉬운 말 한마디여도
내가 건낸 말이
누군가의 하루 온도를 결정할 수도 있다.
나는 말의 온도와 무게를 안다.
타인에게 건내는 말은
내가 알고 있는 단어들 중 에서도,
가능하면 가장 곱고 고운 것들로 골라
정성껏 엮어낸
비단 같은 것이어야 한다.
물론 매 순간 뜸들이고,
말 하기 조차를 어려워 하라는 것은 아니다.
단 하나의 '습관'
조금만 더 노력해서
좋은 말하기의 습관을 들이는 것.
한편으로는
그녀가 개인적으로
마음 속 상처가 많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누군가로부터
따뜻한 말 한마디 위로조차
받아보지 못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받아본 사람만이 아는
말의 위로를
한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그렇게 말이 거칠어져 버린 것은 아닐까.
수 개월을 지나
지금은 연락처 목록에서 조차 지워져버린 그녀를
멀리서나마 떠올려 본다.
말은
내가 살아온 인생의 결을
단번에 드러내는
아주 강력한 무기라는 것을.
그리고
사십이 넘어갈 때 쯤이면
그 사람의 말은
곧 그 사람을 대표하는
문패와 같은 것이라는 것을.
그녀도
언젠가는 알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