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의너에게
실체를 가진 것들은 의외로 연약하다
따라가기엔 버겁고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다.
매번 가족여행을 끝낼 때면 두 번 다시 안 가야지 싶었다. 그럼에도 내가 보는 세상을 함께 보고 싶은 욕심에 한 해 두 해 이어가다 보니, 이제는 서로가 맞춰나가는 것들이 느껴진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감에 오는 변화일 수도 있겠다. 우리가 함께 하는 세월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어릴 적부터 가족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언제부터인가 가족여행을 가게 되면 계획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내가 됐다. 해외여행을 가기 시작하면서부터일까. 어느 순간 그렇게 엄마 아빠보다 내가 더 아는 것이 많아졌다.
사실은 아무것도 모른다.
나보다 더 어린 나이에 내 울타리가 된 그들이라고 해서 뭘 많이 알기나 했을까.
당신들은 부모가 처음이고, 나는 자식이 처음이라 이제야 보이는 모습들이 있다. 내 성격이 당신들을 꼭 닮았구나. 예민하고 소심하고 어휴. 그리고, 부모로 살기 위해 많이 강한 척 살았겠구나.
인도여행을 준비하며 나조차도 걱정되는 게 많아 여러 가지를 당부했다. 그리고 어떤 환경에서도 내 안위를 먼저 챙기는 당신들을 보며, 우리가 이렇게 함께할 수 있는 시간들이 얼마나 더 많을까 생각했다. 온전히 내 세상이었던 당신들과 나는 점차 멀어지겠지. 어릴 적 앨범을 빼곡히 채워준 당신들의 사랑처럼, 나도 엄마 아빠가 아닌 당신들의 이름으로 당신들의 페이지를 채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