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어디로든, 어떻게든
다사다난 정신없는 한 해였다.
이렇게 한 해 한 해가 흘러가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싶다가도 이렇게 쉼표라도 찍어야 우리가 뒤돌아도 보겠지.
지나고 보면 부지런했다 싶다가도, 뭘 제대로 한 게 있나 싶어 허무하다.
고요는 섬뜩하게 무서웠다. 겨울은 춥고 해가 짧은 탓인지 마음이 고되다.
올 한 해는 시작부터 무겁게 가라앉았고, 그런 마음은 언제나 쉽게 짓눌린다. 그럴 때일수록 어디론가 뛰쳐나가 떨쳐내려도 하다 보니 조용하고 싶던 마음과 다르게 올 한 해도 어수선했다.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해가 쌓여갈수록 붙잡는 기억보다 쉬이 잊혀버리는 기억이 많아지는 것 같다. 기억하기 위해 찍는 사진들도 퍽 줄었다. 가끔은 그게 좀 서글프다가도 내가 좋아하지 않게 된 것을 여전히 나보다 달뜬 목소리로 권하는 네가 있다. 맞아, 나에게 그런 순간도 있지. 너를 통해 투영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나는 그 속에서 어느 정도 행복했다.
그럼 됐지.
삶은 어김없이 예측할 수 없지만,
우리 내년에도 딱 그만큼 함께 웃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