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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십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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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주 Mar 01. 2023

교사로서 가지는 나만의 색깔

나의 정체성

20여 년 전 나의 첫 발령지는

경기도의 끝이자  

나의 집과 너무도 먼 도시였다.


그 지역의 분위기도,

특성도

그 무엇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어렸다.


정교사로 발령 받기 전

기간제 교사를 할 때

학교에 바로 적응할 수 있었던 건

바로 내가 그 지역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그제야 알았다.  


선생님
저도 김 선생님처럼
카리스마 있는 선생님이
언젠가는 될 수 있을까요?


2005년 첫 발령지의 아이들은

학교 교육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김 선생님.

그분의 말씀을 

아이들은 잘 따랐다.



경주 선생님.

김 선생님이
좋아 보일 수는 있지만

혹시라도
경주 선생님이
김 선생님을 따라 하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돼요.

같아지지도 않을 거고요.

경주 선생님은
선생님만의 색깔이 있어요.

아직은 처음이라
그걸 찾기 힘들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거예요.

그리고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매력으로
선생님만의 색깔을
찾아갈 거예요.  


나와 결이 비슷하던

나보다 열다섯은 

더 나이 드신

(생각해 보면 지금의 내 나이와 비슷한)

선생님과의 이야기는

마음에 남았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흐른 지금

나는 아마도 나의 색을 찾은 것 같다.


나의 마지막을 두고  

꽃 같은 아이들이

아름다운 안녕을 해주던 날.

 

포스트잇으로 예쁜 하트 모양을 만들며

써준 글들에서

나는

나의 정체성을 본다.  





항상 조용히 있고 쑥스러워서

티는 잘 못 냈지만

저는 늘 국어시간이 제일 좋았어요.


예쁘게 저희를 바라봐주시는

선생님이 정말 따뜻하게 느껴졌고

늘 열정적으로

저희를 가르쳐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몇 번이고 다시 읽으며

따뜻하고 열정적인 교사가 되기로

다짐한다.

* 빛바랜 아이들의 글 속에서 나의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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