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족은 절대 되지 않겠다는 남자

파이어족을 꿈꾸는 나

by 경주

2020년 코로나로

zoom수업이

대면 수업보다 많던 그때.


시기적 특성과 나의 건강 상태가 맞물려

나는 은퇴를 꿈꾸었다.


은퇴 시점 찾기

1. 현재 내가 살며 사용하는 연간 생활비의 25배를 가지고 있는가
: 이 금액을 잘 투자하여 원금을 유지하며 투자로 인한 이득으로 매달 생활비를 충당한다.

2. 파이프라인이 만들어졌는가
: 내가 직장에서 벌지 않아도 임대료, 블로그나 유튜브 수입 등 매달 수익이 발생해야 한다.


은퇴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매달 생활비를 계산하기에 앞서

최소한만을 소비하며 살기로 했다.


코로나라

아이들의 학원은 모두 stop!


나 역시 제로이스트를 꿈꾸며 구매 stop!


코로나로 외식 stop!


여행도 코로나라 stop!


코로나로 대면 수업이 적어

화장품이나 의류비 stop!


한 달 생활비는

정말 말도 안 되게 적었다.


이렇게 소비하며 살 수도 있음이 신기했다.


반드시 필요하지도 않은 소비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노동하며 살았나.


소비와 일에 대해 생각해 본다.


생활비를 줄이니

은퇴를 위한 준비가 된 듯하다.


얼추 계산이 맞다.


남편에게 은퇴하고

함께 강원도 산골에서 살자고 말했다.


남편이 답한다.


경주야,
강원도에서
정말 살 수 있어?

주변에
집 한 채도 없는
빈 집에서 살 수 있겠어?

내가 가자고 한 집은

태백 산골.


주변에 집 한 채 없는 빈 집이었다.


당시에 나는 많은 사람이 모여 웅성거리기만 해도

어지러워

사람들을 보는 것 자체가 두려웠던 터라

부지를 볼 때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주변에 아무 집도 없는가였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은퇴할 거라지만

은퇴 후 건강을 회복하게 된다면

멈춰 있거나 고여있지는 않을 생각이었다.


버려진 한옥을 수리하여

내가 좋아하는 차

내가 좋아하는 요가와 명상

내가 좋아하는 책

내가 좋아하는 음악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가득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나처럼 번아웃이 와서

자가면역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또 공황장애로 힘든 사람들에게

그곳에서 온전히 쉰다는 느낌을 전해주고

그들이 낫도록 돕고 싶었다.


내가 아팠을 때

가고 싶었던 꿈 꾸었던 곳을 만들어

과거 내가 겪었던 고통이

현재인 사람들에게

와서 쉬라고 말하고 싶었다.


남편에게도 은퇴를 권했다.

함께 온전히 쉬자고 했다.


앞으로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지는 말자고 했다.


나의 이야기를 들은 그는 말했다.


경주야
강원도에서 살 거라면
강원도 사람들 속에서
살아야 해.

너는
이곳을
떠나고 싶다지만

너의 생각 속에는
여전히
이곳의 사람들과
함께하려는 마음이 있어.

너는
이곳을
떠나지 않는 것이
맞을지도 몰라.

무엇보다
네가 교사로서 느끼는 자부심을
나에게 얼마나 자랑스럽게 말했는지
나는 기억해.

한 번만
다시 고민해 보고
정말로
네가 은퇴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

그런데 경주야.
우리가 어디에서 살든
나는 계속 일하고 싶어.






남편은

더 일하고 싶다고 했다.


일하지 않는 삶을

꿈꾸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일하지 않는 삶은

재미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일하지 않는 삶은

건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회사에서 퇴직하게 되더라도

계속 일할 기회를 찾으며 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일하고 싶다고 했다.


누구보다 놀기를 좋아하는 그.

가볍고 또 가벼운 그.

그가 이토록 일을 사랑할 줄이야.


그는 여전히 예상할 수 없는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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