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 16.
오늘은 다양하고 긴 하루였다.
아침에는 직장에서 건강검진을, 오전부터 오후 내내 재판이 있었고, 점심은 변호사 친구들과 먹었다. 저녁 때에는 만화방에 들렀다가 머리를 잘랐고 가는 길에 지인 두 명의 법률상담을 들어주었다.
아침에는 건강, 낮 동안은 죄와 벌, 점심 때는 돈벌이, 만화방에서는 싸움과 결투, 상담을 하면서는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했다.
하루 종일 비가 왔다. 그래서인지 집에 가는 길,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표현하기 어렵고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는 나를 느꼈다. 건강, 죄와 벌, 돈, 싸움, 인간관계... 한 인생의 스펙트럼을 쪼개놓은 것 같았다. 압축적으로 삶 하나를 관통한 기분이다.
그래서일까. 저녁을 거른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집에 가서 남은 바나나 하나 먹어야지. 그리고 오늘 일을 아내에게 말해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