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퍼즐을 맞추는 이유

no.07 우리는 퍼즐의 마지막 조각일지도 몰라

by 남겨울

주어진 숫자에 맞춰 퍼즐을 완성하는 로직 게임을 좋아한다.

가히 중독이라 할 수 있었을 정도로 게임을 붙잡고 살았지만,

정작 완성한 퍼즐이 어떤 모양이었는지는 관심 없었다.

완성하면 그다음 퍼즐, 또 완성하면 또 그다음 퍼즐.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이나 쾌감보다는 문제를 풀기 위해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 자체가 좋았다.

완성이 목표가 아니었기 때문에 어려운 난이도에 버벅거릴 때도 힌트를 받아 빨리 맞추는 대신 모든 집중력을 동원해 어떻게든 스스로 해결하고자 했다.

좋게 보면 문제 해결 의지가 강한 사람이지만, 나쁘게 보면 능력 없이 자존심만 센 사람이다.


좋고 나쁨을 배제하고 바라보자면 결과 지향이 아닌 과정 지향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당연히 이 경우만 가지고 나의 특성을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실제로 나는 내가 과정 지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좋지 않아도 최선을 다 했을 땐 후련하게 털어버릴 수 있었는데,

노력 없이 이룬 성취에는 출처 없는 찝찝함과 허무함이 있었다.


조금 더 솔직해지자.

사실은 그 안일함이 두려웠던 것도 같다.

노력 없는 성취에 익숙해지면 더 이상 노력할 수 없는 사람이 될까 봐.

노력하는 법을 잊을까 봐 겁이 났다.

막상 언제 어떤 노력을 했냐고 물으면 주저 없이 답할 자신이 없으면서도.


그러니까 나는 겨우 퍼즐 게임 하나로 내 노력을 인정받고자 했다.

나 노력할 줄 아는 사람이야, 의지만 있다면 누구보다 열심히 할 수 있어, 하고.

하지만 퍼즐을 맞추는 그 행위는 결국 완성된 퍼즐을 위한 것이 아니었던가.

마지막 퍼즐을 고민하는 것처럼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질문 속에서 한참을 헤맸다.


나로 태어나 나를 잘 모른다는 것.

그건 마지막 퍼즐을 고민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하나만 찾으면 완성인데 그 하나를 찾지 못해 영영 완성하지 못하는.

그래서 내가 퍼즐을 맞추는 이유는 어쩌면,

나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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