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조망하는 삶

no.10

by 남겨울

타인을 관찰한다.

그의 자리에서 멀리 떨어진 티슈가 보인다.

그의 컵에 물이 떨어졌다는 걸 알아챈다.

그가 커피를 마시지 못한다는 걸 기억하고 있다.

티슈를 두어 장 뽑아 주고, 컵에 물을 채워준다.

커피를 살 때 한 잔은 아이스티로 주문한다.

이건 내게 관성적인 행위다.


타인을 관찰하는 것.

어쩌면 그건 관찰하지 않는 것보다 어렵다.

관찰하는 건 그냥 보이는 건데,

관찰하지 않으려면 보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하니까.

그러니 관찰은 아주 일상적인 습관이다.


알아챈다는 것.

그건 나에게 가끔 고마운 일이었고

자주는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본능적으로 관찰하는 사람이 하기엔 모순적인 말이라는 걸 알고 있다.

나는 챙김 받는 쪽보다 챙겨주는 쪽이 편하니까.


나에게 누군가 보이는 것처럼, 그에게도 내가 보일 수 있다. 우연히.

그 또한 관찰하지 않는 것보다 관찰하는 게 더 쉬울지 모른다.

나와 닮은 이가 나뿐만은 아닐 테니까.

관찰한다는 것. 그러다 알아챈다는 것.


누군가를, 그의 삶을 지켜보는 일.

그건 어쩌면 아주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 말은, 부담을 가질 만큼 거창한 일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관성을 따르는 건 숨을 쉬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행위니까.

그러니 타인의 삶을 조망하는 것.

그를 알아채고, 그의 필요를 내어주는 것.

그건 숨만큼이나 삶에 필요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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