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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피차 Apr 04. 2020

2019 우걸 어워즈: 4. 예능 부문

<퀸덤>, 소연, 김숙, 박나래, 박미선, 송은이, 염정아, 장도연

4.예능 / 예능인 

(여자)아이들

4-1. <퀸덤> / 소연((여자)아이들)

기획은 언프리티랩스타 여돌버전이었으나 여자아이돌들의 기지와 능력으로 하이퀄리티 콘서트 겸 하트시그널로 탈바꿈한 퀸덤입니다. 매 경연마다 등수를 매기고 관객 뿐만 아니라 참여자들이 한수위와 한수아래 투표까지 하고 진행자 중 한명이 그 말많고 탈많은 장성규라는 점에서 여돌팬들은 걱정이 많았습니다만 산전수전 다 겪은 여자아이돌들이 오히려 스탭들보다 한수위였습니다. '악마의 편집'의 여지를 주지 않았고 오히려 참가자들간의 케미가 터지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죠. 여기서 기존의 스탠스를 가져가지 않은 것이 다행이긴 했지만 여초예능의 분위기를 항상 이런식으로 만들려고 하는 벌써 몇십년 된 엠넷은 크게 혼내주고 싶네요. 게다가 후속인 킹덤을 2번이나 하다니요...  음악 예능임에도 초반 2번의 경연은 직캠과 개인캠이 없습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JTBC의 <슈가맨>도 직캠을 내는데요? 그리고 승자인 마마무의 컴백쇼는 해주지도 않았습니다.

마마무

참여자를 보면 다양합니다. 크게 보면 중소기업 소속 여자아이돌들이지만 8년간의 투애니원 활동을 일단락하고 솔로로 재도약하는 박봄, 5인조로 개편된 8년차 AOA, 그룹이나 솔로나 믿고 듣는 음원강자 마마무, 미스테리하면서 강한 자아를 가진 러블리즈, 밝은 분위기의 확장성 오마이걸 , 불패신화 팔색조 (여자)아이들까지 컨셉도 멤버 구성도 다양한 그룹이 모였습니다. 여자아이돌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이 팀들이 한 프로에 다같이 나온다고? 하며 놀라면서도 악플과 악성기사에 시달리지는 않을까 걱정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불반도 헬조선의 여성들은 생각보다 강했고 훌륭했습니다. 능력을 맘껏 펼쳐 대중들에게 팀컬러를 자리매김했 뿐만 아니라 예능면에서도 캐릭터를 잘 잡았습니다. (아니 그런데 퀸덤2가 아니라 킹덤을 게다가 두 번 한다구요?)

AOA

무대들이 (진심으로!) 다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많이 바이럴된 AOA의 '너나 해'와 (여자)아이들의 'LION'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AOA는 성적대상화가 많이 됐던 여돌 중 한팀이었는데 쓰리피스정장 의상과 하이힐을 신은 남자댄서들로 미러링해서 카타르시스 넘치는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활동곡이었던 '날 보러와요' 역시 비슷한 분위기의 무대컨셉으로 활동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스탠스의 변화도 좋았지만 본인들이 하고 싶었던 걸 하고 멤버들끼리 상의하는 모습이 더 좋은 반응을 이끈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벼운 생각으로는 그냥 몇년 아이돌로 돈벌어서 연기나 자기 사업하면 되지 라고 (당사자나 대중이나)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데 여성혐오 최전선에서 사회생활하던 어린 여자애들이 이제는 어른이 되어 같은 무대에서 자기 말을 해보이겠다라는 것을 직접 보여주었고 실제로도 큰 울림이 되었습니다.

박봄

한편 제일 신인인 (여자)아이들은 아예 사자왕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동물같은 분위기의 복장을 한 스무명 정도의 댄서들과 함께 사자의 춤을 추며 왕좌에 오르는 무대는 영상 공개 며칠만에 1천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여자)아이들은 리더 소연의 천재적인 음악 실력 뿐만 아니라 멤버들의 하모니와 팀웍 역시 주목받았습니다. 회의에서 소연이 주도적이기는 하지만 일방적으로 푸쉬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묻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했습니다. 결과물인 무대와 음원 역시 소연이 주목되면서도 멤버들의 장기를 살려서 비슷한 분량으로 잘 분배했습니다. 6명 중 절반이 외국인이며 각자 국적이 다른 것을 생각하면 평소에 커뮤니케이션이 많지 않고서야 이렇게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러블리즈

이런 점이 여자들의 가장 큰 장점인 부드러운 카리스마 아닐까 싶습니다. 박봄을 비롯한 멤버들의 2NE1 사랑, 5인조 AOA의 재도약, 제일 선두에 서서 여유로움을 보여준 마마무, 여러 방면으로 도전한 러블리즈, 장점을 잘 활용한 오마이걸, 자신감 넘치는 (여자)아이들까지. 한수아래를 면전에서 공개하는 악의적인 설정에도 상대에게 상처주지 않으면서 선의의 경쟁을 이어나갔습니다. 정글같은 연예계에서 상처받았던 여자아이돌들은 팬과 대중에게 다같이 천천히 가는 것의 기쁨을 알려주었습니다.

오마이걸

4-1-1. 참여자 코멘트

*퀸덤

: 퀸덤이 경쟁이였다는 점에서는 아쉬웠지만 그룹간의 색을 더 보여주어서 그 다양성을 보는 재미가 컸다. 그리고 여자들끼리 모여있으면 재밌다는 걸 또 느꼈다.

: 여돌들의 친목과 레전드 무대들을 수없이 뽑아냄. k팝 여덕들의 성지가됨ㅠㅠ


4-2. 김숙

(연애의 참견2, 옥탑방의 문제아들, 구해줘 홈즈,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악플의 밤, 영화보장, 연애의 맛 / 비밀보장)

여러 단타 프로그램과 더불어 <연애의 참견>, <옥탑방의 문제아들>, <구해줘 홈즈>, <밥 블레스 유> 등의 장기/시즌제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고 있습니다. 시니컬한 표정으로 정곡을 찌르는 진행이 김숙의 가장 큰 장점이죠. 부드러운 카리스마 송선배 송은이와 잘 맞는 단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두 분이 영원히 함께해주세요. 송김 콤비가 상극 케미라면 <구해줘 홈즈>에서는 박나래와 함께 카리스마있는 진행력으로 매주 다른 게스트가 나오는 포맷 안에서 안정감과 리듬감을 동시에 잡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튜브 <김숙티비>에서 '숙배송'에 이어 '숙이는 공사중'이라는 컨텐츠를 하고 있습니다.

 

4-3. 박나래

(나 혼자 산다, 밝히는 연애코치, 마이 매드 뷰티3, 미쓰 코리아, 구해줘 홈즈, 풀 뜯어 먹는 소리, 연애의 맛, 뭐든지 프렌즈, 리틀 포레스트, 어서 말을 해, 박나래 쇼, 스탠드 업, 농염주의보)

2019년 MBC 연예대상에 빛나는 박나래입니다. 상당히 많은 프로의 메인엠씨를 담당하고 있으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박나래의 농염주의보>(1부)를 시작으로 TVN <박나래 쇼>(1부) KBS2 <스탠드 업>(3부) 등의 개인쇼와 스탠드업쇼를 담당/진행하였습니다. 특히 2020년에 미국에서 열리는 넷플릭스 주최 코미디 쇼에 초청되었는데 연기되어 너무 아쉽습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도 있겠지만 성격적으로 또 성적으로 강한 캐릭터를 밀고 있기 때문에 어떨 때는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너무 하다 싶을 때도 있지만 꾸준히 좋은 텐션을 보여주고 있는 현재만큼 미래가 기대되는 코미디언입니다. 계속 게스트가 나오는데다 틀이 없는 <나 혼자 산다>를 거의 혼자 끌어가고 있는데 사실 박나래쇼 아닌지 싶기도 합니다.


4-3-1. 참여자 코멘트

*박나래

: 방송을 틀면 늘 티비에 나오고, 예능인답게 시청자를 때로는 몰입하게, 때로는 포복절도하게끔 만든다는 점이 아주 멋지다.



4-4. 박미선

(거리의 만찬, 미라클 푸드, 애들 생각, 스탠드 업)

제일 꾸준히 오래 티비에 출연하고 있는 박미선입니다. 주로 연애 프로그램을 담당해왔지만 이전의 <까칠남녀>에 이어 시사프로그램인 거리의 만찬을 잘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없어진다더니 남자 진행자로 바뀐다는 기사가 떴는데 반응이 당연히 안좋았고 여러가지 상황이 겹쳐 새로 편성은 안된 것 같습니다. <거리의 만찬>은 스튜디오 진행이 아닌 이슈의 당사자에게 찾아가 인터뷰하는 정말 쉽지 않은 포맷임에도 박미선, 양희은, 이지혜 세 사람이 잘 담당해주었습니다. 부드러운 리더 송선배 이전에 박미선이 있었고 그들이 여전히 대중에 힘을 주는 인물로 남아있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그들 자신에게 있지 않나 싶습니다. 더 많은 모습을 보고 싶은 분은 유튜브 <미선임파서블>과 <나는박미선>을 검색해 주세요.


4-4-1. 참여자 코멘트 

*박미선

: 늘 최고라고 생각했지만 올해는 새롭기까지하다.

*거리의 만찬

: 방송을 매번 챙겨보지 못했지만, 거리의 만찬 팀에서 뉴스에서 자주 놓쳐왔던 인물들과 사회현상에 대한 다정하고 심층적인 인터뷰를 진행해주어 힘이 났습니다.


판벌려: 이번판은 한복판이다

4-5. 송은이

(전지적 참견 시점, 옥탑방의 문제아들, 코인 법률방2, 더 히트, 판벌려3, 극한식탁, 영화보장 / 비밀보장 / 셀럽파이브)  

2019년은 비보 피디 송은이로서 바쁜 한 해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상반기까지 <밥 블레스 유>가 있었고 <판벌려3>와 <영화보장>을 각각 JTBC2, 채널A와 합작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여러 프로를 진행했고 특히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장기프로그램이 될 것 같은데 송김 콤비를 오랫동안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어디에선가 3가지 본업중 제일 첫번째가 셀럽파이브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그룹활동과 컴백 대비 리얼리티라고 할 수 있는 <판벌려3>를 훌륭하게 소화했습니다. 셀럽파이브가 단발성 프로젝트가 되진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베테랑들이라 개인의 역량과 멤버들의 합이 너무 좋습니다. 유재석의 경우 <놀면 뭐하니>라는 어쩌면 기만적인 제목으로 남자피디와 남자연예인들이 우루루 나와서 떠먹여주다싶이 하는데 여성희극인들은 왜 자체제작을 해야만 하나 싶어서 아쉬운 면도 있지만 우리의 송선배는 훌륭한 시도와 성취를 계속 보여주고 있습니다. 셀파이든 비보이든 다음 프로젝트 역시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4-5-1. 참여자 코멘트

*송은이

: 여성의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려 노력하는 송은이 씨의 모습이 두드러지는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예능계가 남성 위주로 굴러간다고 인식할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사람.



4-6. 염정아

(삼시세끼 산촌편)

유일하게 희극인이 아닌 인물입니다. 이정도 인지도있는 여자배우들이 나온 예능이 아마 <꽃보다 누나> 이후로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기존 <삼시세끼>나 <윤식당> 류가 상명하달이나 철저한 분업의 분위기가 보였던 반면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은 잘하는 일을 주로 맡으면서도 분배와 협업을 조화롭게 잘 해서 조별과제 팀원의 본보기가 아닌지 싶어 보는 내내 마음이 너무 편안했었습니다. 서로 배려하면서도 너무 체면차리지는 않아도 되는, 그러면서도 서로의 커리어에 대해 이야기하고 기대할 수 있는 그런 세 사람의 관계가 재밌기도 했지만 부럽기도 했습니다. 출연자를 비롯해 다른 배우들도 부담스럽지 않은 예능에서 자주 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3-7. 장도연

(미추리2, 호구들의 감빵생활, 호구의 연애, 지금 1위는, TMI NEWS, 바다가 들린다, 같이 펀딩, 러브 캐쳐2, 생존자들)

최근 바이럴이 많이 되는 연예인 중 한 명인 장도연입니다. 코미디언들이 주로 센 이미지로 캐릭터를 잡는데 그 중에서 장도연은 가장 일상적인 캐릭터랄까요. 게스트 말을 잘 듣고 있다가 갑자기 던진 개그에 주변은 빵터지는데 스스로는 약간 부끄러워하는 그런 부분들이 오히려 이입하게 만드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굳이 구분해보자면 송은이 박미선 같은 스타일이죠. 이런 부분들이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나 <나 혼자 산다> 등에서 잘 드러났고 화제가 되었습니다. 코미디도 잘 하지만 엠씨의 자질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여러 모습으로 만나길 기대해 봅니다.

3-8. 총평 및 추천 코멘트

*가시나들 정규 편성 안 된 게 너무 아쉬웠다. 본방으로 본 것도 VOD 구매해서 또 보고 그랬는데.

*가시나들이 시청률 저조로 파일럿에서 끝나버린 것이 가장 아쉽다.

*아쉬운점은 가시나들이 파일럿으로 끝났다는 점. 좋았던 점은 오롯이 여성들로 구성된 예능 프로가 몇개 생겼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디가 남자라서 보이는 불편함들이 아쉽네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송은이. 한혜진의 나혼자산다 복귀는 당연했고, 그래서 반긴다.

*핑클. 매번 옛날 남자 가수들만 컴백하는 게 너무 아쉬웠는데 그녀들이 추억 더듬으며 여행하는 모습 너무 좋았다. 자신들의 자리에서 잘 살아왔기 때문에 캠핑클럽이라는 단독 예능을 통해 팬들에게 큰 선물을 줄 수 있었던 것 같다.

*혜리님!! 나이 많은 남성방송인들 사이에서 전혀 기죽지 않고 당당한 모습에 매주 힘이 납니다.

*혜리는 놀토의 보석. 그리고 퀸덤 너무 과몰입오타쿠처럼 봐서 퀸덤 끝나고 좀비되어 버렸다. 캠클 보면서 찔찔 울었고. 핑클 언니들 행복해야 돼요. 이제 베복 언니들 컴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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