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모님과의 여행을 잘하는 방법
부모님과의 여행이 어려운 이유가 여러 가지 있지만 그중 제일은 부모님의 여러 가지 불만들을 참지 못하는 것이다. 자식들은 여행지의 숙소도 정하고 맛집도 열심히 검색하면서 여행계획을 세운다. 부모님이 좋아하실 거라 생각을 하며 여행을 시작하면 차차 그 기대가 어긋나기 시작한다. 숙소의 불만, 음식점에 대한 불만, 비용에 대한 불만들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한 번도 그것을 계획한 자녀들의 노력과 정성을 생각해 주시지 않는 것인지 필터를 거치지 않은 말들을 하시곤 한다. 물론 그것이 자식들이 고생해서 번 돈을 쓰시기에 아깝고 미안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들이라 생각한다. 그런 부모님의 행동을 이해하면서도 한 번씩 울컥하는 마음이 올라온다. 이때 화를 내느냐, 잘 참고 넘기느냐에 따라 남은 일정동안 여행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본격적으로 숙소를 살펴보기 시작하면서 어머니의 평가가 시작되었다. 나는 숙박 업소 앱에서 숙소의 정보를 꼼꼼하게 보고 그것들이 잘 있는지 확인을 한다. 공지되어 있는 물건들이 다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이 숙소는 방 크기에 비해 부엌이 작았다. 그것을 말하려나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머니께서 "여기에는 밥솥이 없네?" 이러시는 것이었다. 갑자기 내 머릿속이 새하애 졌다. 작은 펜션을 예약하더라도 밥솥은 항상 있었는데 당연하게 생각했던 밥솥이 없다는 것에 나는 무척 당황하였다. 여기서 일주일을 지낸다고 마트 장보기로 무거운 물건들은 숙소로 직접 배송되도록 예약해 두었다. 쌀 10kg과 계란 한 판, 당분간 마실 생수들, 저녁에 간단히 먹을 음식들, 그리고 필요한 몇 가지 일회용 용품들을 주문하였다. 여기에 있는 작은 냄비들로는 밥을 지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신속하게 생각을 하고 "쌀은 집에 가져가도 상하지 않으니까 햇반을 사서 먹자."라고 했다. 어머니는 밥솥도 없는 곳이 어디 있냐며 작은 소리를 내셨지만 햇반을 먹자는 나의 제안에 수긍을 하신듯했다. 밥을 계속하고 설거지를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하시면서. 그리고는 냉장고가 더럽고 냉장실이 시원하지 않다, 화장실의 신발이 걸려 문이 잘 안 닫힌다, 오래 있어야 하는데 세탁기도 없다, 커튼이 너무 얇아 햇빛이 너무 많이 들어온다 등등의 불만을 이야기하셨다. 이때 내가 "그럼 직접 숙소 알아보지 그랬어?" 라던지 "몸만 편히 와서는 불만이야? 그냥 해주는 대로 있다 가면 안돼?"라고 같이 언성을 높여버리면 여행 내내 분위기가 삭막해지는 것이다. 나는 아이들에게는 화를 낼지언정 부모님께는 화를 내지 않는다. 속으로 하나하나 삭히고 차근차근 불만들을 해결해 주었다.
우선 냉장고에 설명을 살펴보고 냉동고의 온도가 강하면 냉장실이 시원하지 않다고 쓰여 있어서 냉동실의 냉동을 약하게 돌려놓았다. 그리고 더러운 부분들을 아이들을 시켜 닦았다. 화장실에는 발매트을 따로 내두면서 욕실화를 바깥에 두어 문이 닫히게 했다. 세탁은 빨랫감이 많으면 동전세탁소에 가서 빨래를 하면 된다고 했고 손으로 빨면 건조를 할 수 있게 노끈을 사 와서 바깥에 빨랫줄을 만들어 준다고 했다. 그리고 소파에 있던 얇은 담요에 커튼 고리를 달아 이중으로 햇빛을 차단시켰다. 집에 있는 가구들도 우리 가족이 잘 쉴 수 있도록 다시 배치를 했다. 상당히 많은 짐을 4층까지 옮기고 이 작업들을 다 하고 나니 어느덧 저녁시간이 다 되어갔다. 다행히 저녁은 근처 슈퍼에서 햇반을 사 오고 낮에 마트에서 배달을 할 때 시켰던 간편식으로 간단히 먹었다. 어머니는 나의 그 모든 작업들이 만족스러우셨는지 편하게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계셨다. 낚시를 다녀오신 아버지께서 저녁을 드시면서 어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하셨다. 어머니께서 내가 한 일들을 아버지께 이야기하고 내가 고생해서 부모님 두 분이 편하게 여행을 하는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내 정성을 알아주시고 고마워하시면 그것으로 만족을 한다. 여행 중 부모님의 불만에 울컥해서 상처를 주는 말을 내뱉지 않도록 항상 신경을 쓰고, 몸이 불편하신 부모님을 한 번 더 생각해서 일정을 잡고 행동을 하면 부모님과의 여행이 좋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