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주일의 기간은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단기간의 여행은 종종 다녀봤었기에 짐을 싸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쉽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해서 가져가야 할 짐의 양이 적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친정으로 떠나기 전 숙박을 하는 일수만큼의 옷가지와 음식과 챙겨야 할 것들을 보고 있으니 여행이 아니라 이사를 가는 느낌이었다. 일주일만 살아도 이 정도의 물건들이 필요하구나 싶었다. 사실 물놀이를 하지 않으면 부피가 큰 구명조끼나, 아쿠아 슈즈, 비치타월 같은 물놀이 용품이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바다를 앞에 두고 하루만이라도 물놀이를 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아이들이 갑자기 아플 수도 있으니 비상약도 챙겨야 하고 공부에 필요한 노트북과 문제집도 챙겼다. 단기간의 여행은 거의 외식을 하고 아침에만 간단히 먹는 정도이지만 일주일 있자니 다 사 먹기는 부담이고 더운 낮에는 집에 있을 예정이었기에 집 반찬을 기본으로 하면 간단히 몇 끼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일주일을 넘게 집을 비우는데 곧 상할 채소들을 놔두고 갈 수가 없었다. 반찬과 과일과 간식으로 먹을 음식을 냉장고에서 있는 것만 대충 꺼냈는데도 보냉백 두 개가 꽉 찼다.
오래 집을 비우게 되니 직장을 가느라 함께 여행을 하지 못하는 남편의 끼니가 걱정되어 저녁으로 먹을 볶음밥과 덮밥 같은 음식을 6일 치를 준비하고 냉동실에 얼려 두었다. 남편은 아침은 알아서 간단하게 사 먹는다고 저녁만 준비를 해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남편은 냉장고에 반찬이 있던지 과일이 있던 지간에 스스로 찾아먹는 스타일은 아니고 간단히 냉동실에 얼려둔 것들을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는 정도만 한다. 그리고 집이 더러워질까 걱정이 되어 화장실 청소와 싱크대 배수구 청소도 하고 있으니 남편이 와서 "누가 집 보러 오나?" 이런다. 본인이 청소도 하고 밥도 잘 챙겨 먹겠다고 하는데 별로 믿음직스럽지가 않았다. 여행을 다녀와도 나의 일거리가 많이 쌓여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가는 것일 뿐인데 나의 일은 왜 이리 쌓여만 가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떠나기 하루 전날이 정말 바빴다.
친정에서 하루를 보내고 거제로 떠나는 날 아침, 아버지의 차에도 물건들이 한가득이었다. 아버지께서는 가지고 계신 거의 모든 낚시 용품들을 차에 실으신 듯했다. 그것만 봐도 이번 여행에서 낚시에 거는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다. 어머니는 역시 냉장고를 탈탈 털어 음식을 챙기셨고 큰 여행가방에는 두 분의 옷과 약을 챙기셨다. 거제로 가는 길에는 비가 오다 그치다를 반복했다. 일기예보에는 여행을 하는 이번 주 내내 비 소식이 없었다. 조금 불안했지만 다행히 거제에는 비가 오지 않았고 숙소에 무사히 도착을 했다. 숙소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의 4층이어서 자주 왔다 갔다는 못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사장님의 숙소 안내를 받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창문을 열고 바다가 보이는 풍경을 잠시 감상한 것이다.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보면서 이곳에서 일주일을 잘 지내보자고 가족들 모두 이야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