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학동 몽돌 해수욕장
이번 여행 계획 중 유일한 해수욕장인 학동 몽돌 해수욕장에 왔다. 거제도에서 남쪽 부근이라 빨간 노을을 보기는 힘들었으나 오묘한 빛을 내며 해가 지고 있었다. 낮에 살갗이 익어가는 해수욕은 도저히 자신이 없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바다에 들어가 신나게 노는 것이었는데, 황토가 많이 보이고 나뭇가지가 많이 떠내려온 바다를 보니 발도 담그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어머니께서 여기까지 왔는데 하시면서 바다에 발목까지는 들어갔다 나오시고 아이들도 발목까지는 바닷물에 담그고 나왔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해수욕장에 가면 물놀이를 하는 것보다 돌을 던지며 노는 것을 더 좋아한다. 포항의 모래가 많은 바다에 작은 돌을 던지다가 여기에 둥글고 큰 돌을 보니 신이 났는지 마구 던져댔다. 평일 저녁이라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있으면 돌을 못 던지게 했을 것이다. 첫째 아이는 돌로 물 수제비도 제법 던졌다. 둘째 아이는 어디서 그런 큰 돌을 찾아왔는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돌을 던지고 놀았다. 나는 둥근돌을 지압판 삼아 양말만 신은 채로 주위를 돌아다녔다. 뾰족한 지압판보다는 덜 아프고 시원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해수욕장에서 통닭을 시켜 먹는 추억을 주고 싶었다. 우리는 어렸을 때 모래사장에서 물놀이 후에 허기진 배를 달래고자 돗자리를 깔고 맛있는 통닭을 먹고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며 그렇게 한참을 놀았던 기억이 있다. 아이들도 처음은 아니지만 외할머니와 바다에 와서 그런 추억 하나 사진 하나 쯤은 남기면 좋을 것 같아서 이 지역의 통닭집으로 전화를 했다. 좋은 경치와 함께 통닭을 먹으니 그 맛이 더 일품인 듯했다.
어떤 이가 쌓아놓은 돌탑을 발견했다. 어떤 염원을 빌었기에 이렇게 많이 쌓았을 수가 있었나 싶었다. 우리도 따라 해 본다고 옆에 각자 나름의 돌탑을 쌓아봤는데 서툴러서 돌멩이 7개도 쌓기가 어려웠다. 우리도 시간이 좀 많았다면 정성스럽게 쌓을 수 있었을까? 돌 크기와 모양대로 그냥 하나씩 쌓은 듯싶었지만 자세히 보니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아주 작은 돌을 사이에 끼워놓은 것을 발견했다. 어머니께서 이분은 한두 번 쌓아본 솜씨가 아니라고 하셨다. 이분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서 우리는 그냥 작은 탑에 만족을 하고 또 그것에다 소원을 빌었다. 환상적인 노을과 몽돌이 파도에 밀려 달그락 소리도 나고 물이 빠져나가는 소리도 나서 눈과 귀가 아주 호강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