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글쓰기 수업 10

글쓰기 수업과 정리수납 수업

by 은하

몇 년 전 코로나 시기가 끝나갈 때쯤 한 도서관에서 정리수납 2급 자격증을 딸 수 있는 강좌가 열렸다. 매주 수요일 두 시간씩 16주간 하는 수업이었다. 집에만 있던 나는 약간 우울한 느낌이 있어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나가볼까 하는 마음으로 신청을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 환경을 깨끗하고 편하게 만드는 것이 이 수업의 목표이다. 우리는 순간의 욕심으로 사용하지도 않는 물건들을 너무 많이 쌓아둔다. 비싼 집에 살면서 쓸데없는 물건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고, 집이 비싼 창고가 되면 안 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이 수업이 끝나도 항상 한 가지만 기억하라고 하셨다.


이 물건이 과연 나에게 필요한 물건인가?


수업을 듣고 서랍, 이불장, 냉장고, 신발장 등 본인의 집을 정리하고 전 후 사진을 찍는 것이 실기수업이다. 실기와 필기시험을 모두 통과해서 정리수납 2급 자격증을 받았다. 아직도 이때 정리한 것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리고 물건을 살 때 꼭 필요한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요즘 글쓰기 수업에서 글감을 찾아 다이어리를 찾던 중 정리수납수업 때 버린 것이 생각이 났다. 그때는 이것을 다시 볼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볼 일이 생겼다. 이미 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고 빨리 미련을 버릴 수밖에 없다.


글쓰기 수업과 정리수납 수업은 다른 것 같지만 닮은 점이 있다. 정리수납은 자신의 주변환경을 정리하고 글쓰기는 자신의 내면을 정리한다. 나의 물건을 보고 추억을 떠올리고 버릴지 놔둘지 결정한다. 나에 대한 글을 쓰면서 추억을 저장할지 잊을지 고민한다. 나의 인생을 정리하고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두 수업이 정말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