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들과 함께한 하루
오늘 우연히 첫째 아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봤는데 조금 감동이었다. 내가 찍은 영일대 해수욕장 야경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해 놓았던 것이다. 나도 지금 그 사진이니 나와 커플 사진인 것이다. 아들의 프로필 사진은 항상 어두운 배경이거나 게임 캐릭터이거나 내가 알 수 없는 것들 뿐이었다. 본인 휴대전화를 가진 지 거의 2년 만에 우리 가족과 연관된 사진이 대표사진이 된 것이었다.
지난 주말 오랜만에 첫째와 경주월드를 가기로 했다. 둘째는 놀이기구를 전혀 타지 못해서 거의 첫째랑만 가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둘째를 친정집인 대구에 보내고 온전히 첫째와의 데이트를 했다. 이른 오전부터 호미곶에 가서 바다도 보고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사 주었다. 어릴 때 가봤지만 기억이 잘 안 난다는 등대 박물관도 가고 둘레길도 조금 걸었다.
이 날따라 길가의 주전부리 파는 곳에서 쥐포를 굽는 냄새가 좋아서 쥐포도 샀다. 걸으면서 쥐포를 먹으니 어릴 때 가족과 나들이를 가면 항상 번데기를 먹었던 기억이 났다. 그 후에 커서도 번데기를 보면 부모님과 나들이했던 기억이 나 좋았다. 이 아이도 나중에 쥐포를 보거나 이곳에 오면 그런 추억을 떠올릴까? 워낙 표현이 없는 아이라 속마음을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엄마랑 둘이만 와서 맛있는 쥐포도 먹고 좋지?" 하니 저음으로 "네. 좋아요." 이 말 뿐이었다. 우리의 대화는 항상 내가 질문을 하면 단답으로 대답하는 식이다. 이후에는 경주월드에 가서 신나게 놀고 돌아왔다. 그리고 저녁에 남편이 퇴근하고 영일대 해수욕장에 산책을 하러 가자고 했다. 엄마와의 데이트도 잘 없었지만 아빠와의 시간도 잘 없었기에 오늘 충분히 놀아주리라 하면서 말이다. 영일대 해수욕장의 야경은 너무나 멋졌고 그날따라 사진도 너무 예쁘게 찍혀서 바다를 배경으로 첫째와도 사진을 찍었다. 역시나 우리 아들은 그 어떤 감동이나 표현이 없다. 그래도 나는 감탄을 하면서 "엄마가 본 바다 야경 중에 오늘이 제일인 것 같아!"라고 했다. 그걸 기억한 것인가? 본인도 야경이 아름다웠던 것일까? 부모와의 추억을 간직해 주었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을 알아준 것일까?
우리 첫째에게는 사진을 바꾸는 것이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이었을 수도 있다. 그 작은 행동이 엄마를 기쁘게 했다는 것도 모를 것이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주는 사랑을 어떤 보상으로 받길 바라지는 않는다.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고 항상 그랬듯 더 아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