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감사하기

현충일과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

by 은하

현충일 10시에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아이들에게 묵념을 하자고 하니 왜 그래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것이었다. "너희 현충일이 무슨 날인줄은 아니?" 대충 말로는 설명 가능한 것 같았지만 가슴으로 느끼는 것은 없는 것 같았다. "엄마랑 어딜 좀 다녀와야겠구나." 그러고는 두 아들과 바로 집 근처에 있는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으로 갔다.


집 근처에 있어서 많이 왔었지만 안내문을 읽은 건 오늘이 처음이다. 아이들도 학교에서 단체로 온 적이 있지만 안내문을 읽어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전쟁이란, 나도 그렇지만 이 아이들에게는 교과서의 내용일 뿐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았다.


사진을 찍기 위해 만들어 놓은 곳이 있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아들이라고 쓰인 이 글이 부모가 되어서 보니 가슴이 울먹해진다.

이 어머니의 동상을 보니 이때 전쟁터에 보낸 부모들이 다 이런 모습으로 아이들을 보내지 않았을까 싶다. 매일을 울다가 지쳐 잠드는 날이었겠지.


문 앞에서 한밤을 이곳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동안 여길 들어오지 못했었다. 내가 과연 이곳을 들어갈 수 있을까? 터질 것 같은 감정을 견딜 수 있을까? 벌써부터 눈물이 차올라서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이 이 의용군 나이가 되니 더 실감이 났다. 이렇게 어린아이들인데.


현충일 당일 방문이라 받은 기념품

먹먹해진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혼란스러운 세상이 아니라 지금 태어난 것이 다행이라는 말도 여기서는 할 수가 없었다. 오늘만큼은 이 평온이 있을 수 있게 희생한 모든 이를 기억하자. 그리고 감사하자. 우리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느낀 것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집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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