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을 지키기 위해서
내가 독서만 할 때에는 그냥 어떤 책이 재미있고 어떤 책이 감동적일까라는 생각으로 책을 선택했다. 아니면 어떤 책이 나에게 깨달음을 줄 것인지, 어떤 지식을 얻을 수 있나에 대한 것들만 생각하고 가볍게 읽으면 되었다. 글쓰기 수업을 듣고 글쓰기 초보자가 된 지금 책 읽기가 어려운 일이 되었다. 수많은 작가들이 글을 쓰는 것만큼 많은 책을 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대단한 작가들도 글쓰기에 독서가 기본이 되고 중요하다고 하는데 난 왜 어려운 것인가?
글쓰기를 하기 전에는 책을 읽으면서
'상상력이 풍부하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지? 대단해! 정말 좋은 말이야. 수첩에 적어두어야지.' 이런 생각들을 했었다.
그러나 글쓰기를 시작하고 나서 책을 읽으니,
'생각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이네. 정말 좋은 표현이야. 내가 먼저 썼으면 좋았을걸. 이 내용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이 작가도 나와 같은 책을 본 것인가? 어디서 참고한 거지?'
이런 생각들이 많이 들었다.
내가 쓰는 한 문장이 순수한 나의 생각인지, 과거의 어느 책에서 읽은 작가의 생각인지 확실히 하기가 힘들다. 내 의견이라고 쓴 것도 무의식적으로 어떤 작가의 주장이 나의 뇌리에 박혀서 마치 내 것인 양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대학원 시절 논문을 쓸 때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내가 주장하는 것을 실험으로 증명하고 실험 결과를 쓰면 된다. 내가 한 실험이고 성공이든 실패이든 실질적으로 내가 낸 결과이다. 다른 어떤 이의 주장과 결과를 내 논문에 쓰고 싶으면 참고문헌에 그 부분을 참고했다고 적으면 된다. 그래서 논문에는 참고문헌도 몇 장이 될 만큼 누구의 글인가가 확실히 명시되어야만 한다. 그래서 과거부터 최근까지의 모든 논문을 읽어야만 나의 논문에 도움이 된다. 같은 실험과 결과를 피할 수도 있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문학과 같은 종류의 글들은 자료조사 외에 책을 많이 읽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 문학은 무엇보다 창의적이고 독창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의 생각이라고 썼지만 그것이 과거 읽은 책의 내용이라면 얼마나 허무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일이 많아진다면 나의 글에 대한 자신감도 떨어지고 글쓰기가 위축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것은 저작권 위반이 된다.
그래서 글쓰기 초보로서 지금의 나는 독서가 힘들다. 글 한 줄 한 줄이 너무 신경 쓰인다. 내가 글을 쓸 때 다른 사람의 생각이 은연중에 나의 생각인 것처럼 들어갈까 걱정이 된다. 결국 의도한 표절이 아니라면 작가 스스로가 저작권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나의 생각, 가치관은 소중한 것이고 남의 것도 그렇다. 그래서 글을 쓰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 보자. 이것이 정말 나의 생각인가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