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의 첫날
떡국을 먹고
나는 또 한 살이라는 나이테를
더 두르게 되었다.
그 나이테라는 것이
얼마나 더 두터워질지는 모르겠지만
나이테만큼의 역할을 내가 하고 있는 것인지
살짝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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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테가 두터운 나무를 보면
비주얼도 압도적인데
나의 외모는 과연 나무만큼의
관록이 느껴지는 것인지
그리고
나무가 만들어 주는 그 시원한 그늘을
나는 얼마만 한 크기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지
궁금해졌다.
나뭇잎이 풍성하면
비도 막아 줄 수 있을 텐데
나는 과연 우산 없이
서 있는 사람들에게 비를 막아줄 수 있는 것인지
여러 가지로
갑자기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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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드는 생각들
나무의 생명에 비하자면
나는 어디쯤을 지나고 있는 것일까
봄일까
여름일까
가을일까
아니면 겨울의 시작일까
그리고, 이건 나 만의 생각일까
아니면 우주의 섭리에 따라야겠다는
수동적인 발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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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봄, 여름, 가을을 다 보내고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생각이 많아질수록
점점 꼬여만가는 것 같은데
그냥 단순하게
나의 하루를 사계절로 비유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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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나를 또 잠에서 깨워주신 분께
감사의 기도를 올린 다음
태양의 움직임에 맞춰
열심히 일을 하고
크게 한 숨을 내 쉬면
저녁노을이 눈에 들어오곤 하는데
그런 노을이 잠을 자게 되면
나도 눈을 감고 꿈나라의 세상을 배외하겠지
그리고, 그런 시간들이 쌓이고 쌓이는 것이
나의 인생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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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축축이 흩뿌리는 오후
나의 인생이 어디쯤 지나고 있는지
궁금한 마음에 횡설수설
하지만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매일매일 한 발짝씩 한 발짝씩 내딛고 있는
내가 살짝 장해보이기도 하고
기특해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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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의 하루하루가
쌓이고 싸여
나이테가 두터운 나무의 나뭇잎처럼
누군가에게 비를 피할 수 있는
큰 우산이 되어 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by 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