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뷔페는 짱이었어

by 굥이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는 글이

생각이 나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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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늘은 아니지만 가끔씩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라는

현재가 너무 부담스럽고 답답했었는데


갑자기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하나 있었으니

보리수나무 아래의 석가모니처럼

비유가 너무 거대하지만

다른 비유가 특별히 생각이 나지 아니하여 사용을 해 보자면


나에게 주어진 현재가

마냥 힘만 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힘듦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어떤 의미였을까 하는 그런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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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자면

나는 그래도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면서

살아지고 있는 삶일지도 모르겠다.


기쁨, 슬픔, 연민, 사랑, 두려움, 미안함, 쓸쓸함 등등등

수많은 감정들의 뷔페에서 이것저것 맛을 보는 것처럼

나는 지금 과거의 경험들을 통해서 또는 현재의 경험들을

새로이 느껴가면서 뷔페를 점령해 가고 있는 중인지도 모르지.


그럼 나의 현재는

뷔페에 있는 음식의 반이나 먹어 본 것일까.

아니면 앞으로 맛볼 것들이 더 많은 현재일까.


세상 속의 이야기들을 교과서처럼 펼쳐 보자면

나의 삶은 그나마 평탄할지도 모르겠다는 안도와 함께

혹시라도 불확실한 미래라는 구름이

하얀 뭉게구름일지, 아니면 폭풍우를 동반한 먹구름일지,


늘 궁금하여 꼬리에 꼬리는 무는

의문들로 밤을 새우곤 했었던 삶이

어쩌면 맛있는 뷔페의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들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

.

그래

나는 지금 뷔페에서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내가 좋아하는 회며 단호박요리며 샐러드며

한 접시 한 접시 맛을 보고 있는 중인지도 모르지.


그리고,

그 큰 뷔페의 음식들을 다 맛보게 될지

아니면 반만 맛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뷔페의 문을 열고 나오는 날

그래도 "이 뷔페는 맛있었어"라는

배부름의 감탄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간혹 음식을 먹다가 숟가락을 떨어뜨릴 수도 있을 것이고,

음식을 다 먹지 못하고 남길 수 도 있을 것이고,

식혜를 먹다가 흘리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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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페로 들어서게 된 지금

일단 내가 먹을 수 있는, 먹고 싶은 음식들은

가족들과 함께 맛있게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고

뷔페의 문을 나서는 순간


"이 뷔페는 짱이었어."라며 나의 아이들 앞에서

폼나게 카드를 멋지게 긁을 수 있는 나였으면 정말 좋겠다.


by 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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