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엠제이유니버스 Dec 22. 2023

They call me as...

애칭에 관하여...

"My name is PSY, 한국말로 박재상~" 가수 psy의 노래에 나오는 가사말이다.

나의 이름은 진석규, 회사에서는 마이클 진 (Michael Jin), 익명의 공간에서는 '엠제이'다.


고등학교 시절, 농구를 미친듯이 했다. 가만히 있으면 공부를 미친듯이 시키는 학교였기 때문에 말 그대로 미친 삶이었다. '하버드의 공부벌레'를 보면 미쿡 아이들은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던데 체육시간에도 자습을 하는, 입시가 최우선인 그런 학교였다. 그 시절 나의 우상은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 영화배우 율 브리너처럼 잘 깎아놓은 듯한 밤톨 대머리의 그는 미국 농구 NBA 최고 스타였다. 'White Can not Jump.' 라는 농담처럼 백인들과 (지금도 몇 안되는) 아시안 선수들을 제치고 흑인인 마이클 조던은 엄청난 점프와 덩크슛, 그리고 게임에서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Nike의 Air Jordan 시리즈로 전세계에 알려진 그는 농구계의 대명사 'The Man'이며 그냥 MJ23 으로 불리웠다.



농구에 미쳤던 나는 밤늦게 NHK와 AFKN에서 그가 시합하는 영상을 녹화해 친구들과 모여 비디오로 돌려보고, 일요일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체육관에서 살았다. 하루종일 시합하고 연습하고 컵라면 먹고 또 농구하고...고등학교 교복은 하늘색셔츠에 회색바지, 그리고 남색 자켓이었다. 마이클 조단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났던 나는 MJ23 이 수놓여진 빨간색 베낭을 베고, 검빨간색의 에어조던 농구화를 신고 다녔다. Rookie 라고 기억되는 농구 잡지에서 마이클 조던 전신 브로마이드를 준 적이 있는데, 그 브로마이드를 방 천장에 붙여놓고 매일 조던과 인사하고 학교를 다녔으니 말 다했다. 부모님들은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해라.'셨지만 농구 덕에 사춘기가 없어서였는지 별 말씀은 없으셨다.


                        (출처 : 강동구애니미술교육 까페)


대학교를 다니며 과외도 하고 용돈을 모아 친구를 만나러 미쿡으로 여행을 갔다. 그 때는 이미 조던도 은퇴했지만 LA에서 LA Lakers 경기를 보겠노라며 표도 구했다. 포부도 당당하게 미국으로 들어가는 입국장의 덩치 큰 아저씨,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웃더니 "What is your name, Sir?" 란다.

"First name is 석규, and Last name is 진"

뭔가 알아들을 수 없는 웃음비슷한 표정을 지으며(묘하게 기분 나쁘) 쿨하게 나를 통과시켜줬다.

미국에 입국해서 친구에게 공항 에피소드를 살짝 전했다.


"음, 니 이름이 영어로 발음하면 좀 그렇긴 하다. 썩 유...라는 게 욕이거든."


'할아버지께서 오래 고민해서 만들어주신 내 곱지만 발음하기 어려운 내 이름이 영어로 욕이라니... 앞으로 미쿡 올 때는 이 이름을 쓸 수 없겠군.' 이라는 생각이 퍼뜩 스쳐갔다.



지금의 아내와 연애 시절에 명동성당에 같이 가서 예비자교리 교육을 받았다. 6개월 정도 주말 아침에 데이트 겸 명동에서 만나 교리공부도 하고 미사도 보고 했다. 그리고 마침내 세례명을 정식으로 받을 즈음, 이왕이면 내 삶의 궤적을 이어볼 세례명을 찾고 싶어 선생님과 신부님께 여쭤봤더니, 대천사를 고르면 가능하다고 했다. 대천사 미카엘, 영어로는 마이클이었다. '음, 이 이름이 나의 운명인가보군' 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출처 : 나는 걷는다 블로그)



그렇게 영어 이름을 Michael로 정했고 대학원, 회사생활을 지내며 Michael Jin 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농구계에 한 획을 그은 마이클 조던 (Michael Jordan)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남자 200미터, 400미터 세계 최강자 마이클 존슨 (Michael Johnson)

그리고 나 마이클 진 (Michael Jin) 까지...

세상을 수놓은 엠제이(MJ)들처럼 되고 싶어 익명의 공간에서는 '엠제이 유니버스' 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세상을 수놓는 그 날까지 잔잔히 파이팅


#라라크루 #감사~~

매거진의 이전글 꿈을 찾아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