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억이 넘는 다빈치의 이 그림, 사실은 가짜라고?

by 라희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이 뭔지 아시나요?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 입니다. 제목만 들으면 어떤 그림인지 감이 안오시죠? 라틴어 살바토르 문디는 우리말로 '세상의 구원자' 라는 뜻인데요, 그림을 보면 왜 이런 제목이 붙었는지 바로 이해가 가실겁니다.


Leonardo_da_Vinci,_Salvator_Mundi,_c.1500,_oil_on_walnut,_45.4_×_65.6_cm.jpg 레오나르도 다빈치 <살바토르 문디> 1500년경




10년만에 무려 38만배가 뛴 대박주(?)


살바토르 문디는 2005년 미국 루이지애나의 한 작은 경매장에 처음 등장했어요. 당시엔 다빈치가 그린 게 아니라, 그의 제자 중 한명이 그린 모작 정도로 여겨졌지요. 게다가 보관도 어찌나 대충 했는지, 나무 판넬은 쩍쩍 갈라져있고 덧칠이 덕지덕지 되어있었다고 해요. 크기도 그리 크지 않아서 좋은 가격에 낙찰될 수가 없는 컨디션이었답니다.


Salvator-Mundi-oil-walnut-panel-Leonardo-da.jpg


그래서 이 날 얼마에 팔렸냐고요? 단돈 1,175달러 - 한화 약 150만원에 낙찰되었습니다..! 제가 이 때 그림 판 사람이었으면 지금까지 밤에 잠이 안올 것 같은데요.. 왜냐면 10년 후 크리스티 경매에서 무려 38만배가 뛴 4억 5천만달러 - 한화 약 6000억에 낙찰됐거든요..!!!!


사실 이건 경매 역사상 전무후무한 금액이라.. 아무리 다빈치의 그림이라고는 하지만 거품이 많이 낀 금액인 것 같긴 합니다. 이 기록은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고요. 작년에 클림트의 작품이 3000억이 넘는 금액에 낙찰되면서 가장 비싼 그림 2위를 갱신했는데, 그래도 6000억엔 한참 못미치는 상황..;;


Gustav_Klimt_Bildnis_der_Elisabeth_Lederer.jpg 구스타브 클림트 <엘리자베스 레더러의 초상> 1914-1916




대체 이런 건 누가 사간건지


궁금하시죠? 금액만 들으면 경악스러울지라도 낙찰자를 알게 되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실겁니다. 바로 기름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이었거든요. 아무리 오일머니가 많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비싸게 주고 살 일인가 싶은데.. 진짜 이유는 역시 따로 있었습니다. 글쎄.. 낙찰장에서 중동국가들 사이에 경쟁이 붙었다지 뭐에요?


22e613ad7cafc122a1f12c523418536f4c81344e-1400x1032.jpg?rect=1,0,1399,1032&w=1200&h=885&q=85&fit=crop&auto=format 살바토르 문디 경매 당시 모습


경매가 진행되었던 2017년 당시 중동의 정세는 사우디+아랍에미레이트 VS 카타르 로 나뉘어 대립하던 상황이었는데요, 경매에 참여한 이들이 서로 숙적인 국가에 지지 않기 위해 미친듯이 가격을 불렀다는거죠. 그리하여 결국 사우디 측이 6000억에 최종 낙찰을 받았는데..


알고보니 경매장에 참여했던 건 사우디와 아랍에미레이트 둘뿐..어디에도 카타르는 없었다. 그러니까 같은 편끼리 피튀기는 경쟁을 했던거에요 허허..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되고 상당히 당혹스러워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나 비싸게 사갔으면 어딘가에 내놓고 자랑할법도 한데, 낙찰 이후 살바토르 문디는 한번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요. 한 때 루브르에 전시될 예정이었지만 곧 취소되었고요. 아마도 무함마드 빈 살만의 요트나 비밀 수장고에 조용히 보관중일거라는 설이 유력합니다. 대체 왜 공개하지 않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혹시..






진위논란이 멈추지 않는 탓일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듭니다. 왜냐면 살바토르 문디가 사실 다빈치의 원작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이 불거졌거든요.


위에서 이야기했던 루이지애나 경매장 사건.. 기억나시죠? 다빈치 제자 그림인줄 알고 150만원에 팔렸던 일이요. 그런데 당시 낙찰자가 누군지 알면 기가 찹니다. 바로 뉴욕의 노련한 아트딜러 로버트 사이먼과 알렉산더 패리시였거든요. 이들은 경매장에선 아무 내색하지 않았지만, 그림을 자세히 보아하니 이게 진짜 다빈치 그림일수도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해요.


2f7033cc-4d33-11e8-9150-83bd875cc143_image_hires_171246.jpg?itok=IfCTgkAp&v=1525943574 미술계의 워렌버핏? 로버트 사이먼


결국 150만원이라는 헐값에 낙찰받은 후 그 길로 복원전문가를 찾아간 결과.. 예상대로 다빈치 특유의 명암법인 '스푸마토', 그리고 작업 중 수정한 흔적을 뜻하는 '펜티멘토' 가 발견된 겁니다..!


음.. 갑자기 이상한 단어들이 나오니 머리 아프시죠? 결론만 말하면 이 두가지는 누군가 다빈치를 따라 그린게 아니라, 다빈치 본인이 직접 그린 오리지널임을 증명해주는 아주아주 강력한 증거입니다. 이 덕분에 크리스티에서 "마지막 다빈치 (The Last da Vinci)" 라는 타이틀로 경매에 나올 수 있었던 거고요.


아니 근데 왜 또 갑자기 호떡 뒤집듯 사실은 가짜라고 말이 바뀐거냐고요? 이번엔 가짜임을 증명하는 또 다른 '과학적' 증거가 나타났거든요..ㄷㄷ




다빈치는 화가이자

과학자였습니다.


사실 그냥 모든 걸 잘 아는 천재였죠. 여하튼, 그가 과학에 빠삭한 인물이었다는 사실이 살바토르 문디를 다시 가짜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림 속 수정구슬을 자세히 살펴볼까요? 구슬 뒤로 보이는 예수님의 옷자락이 전혀 굴절되지 않고 그대로 보이지요?


Leonardo_da_Vinci,_Salvator_Mundi,_c.1500,_oil_on_walnut,_45.4_×_65.6_cm.jpg


보통 두꺼운 유리나 수정 구슬을 통해 사물을 보면 굴절되거나 뒤집혀 보여야 정상이거든요. 이 사실을 모를리 없는 천재 과학자 다빈치가 그림을 이렇게 그려놨다..? 충분히 진위논란이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를 두고 사람들의 의견이 팽배하게 갈리는데요, 크게 아래 세가지 파로 갈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1) 다빈치의 실수가 아니다
다빈치처럼 광학에 밝은 천재가 이런 기초적인 실수를 했을 리 없다. 따라서 이 그림은 다 빈치가 직접 그린 것이 아니라, 광학 지식이 부족했던 그의 제자가 그린 것이다.
(2) 의도적인 생략이다
예수는 '세상의 구원자'이므로, 그가 쥔 신성한 구슬은 세상의 물리 법칙(굴절)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사실적으로 그리지 않은 것이다.
(3) 중간에 덧칠된 것이다
원래는 굴절이 있었지만, 오랜 세월 복원 과정을 거치며 사라졌거나 제자가 그 위에 덧그린 것이다.


모든 의견이 그럴듯 한데.. 과연 어떤게 진실일까요? 아쉽지만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다빈치가 살아돌아온다면 알려줄지도요!




루브르에게 거절당하는

굴욕을 맛본 후..


2019년, 루브르에서 다빈치 서거 500주년 전시가 열렸습니다. 사우디는 살바토르 문디를 선심쓰듯 루브르에게 대여주겠다고 했지요. 단, 조건이 있었습니다.


(1) 모나리자 옆에 나란히 걸 것
(2) 100% 다빈치의 작품이라고 명시할 것


6000억짜리 그림 빌려주는데 이정도야 요구할 수 있지 않나? 싶을 수 있지만.. 루브르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과학적 분석 결과, 다빈치가 전체를 다 그린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모나리자> 옆에 걸기에는 급이 맞지 않는다" 라며, 사우디의 요구를 거절한거에요.


이에 삔또가 상한 사우디는 "흥 그럼 아예 안빌려줌!" 을 시전했고.. 이후 지금까지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혹시 열받은 왕세자가 부숴버린 건 아닐지 걱정이..)


71d2e96a-2c52-4477-aff7-dd3cf812c654.jpg 사우디 왕세자 무하마드 빈 살만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사우디는 '세계 문화 박물관' 이라는 거대한 박물관을 짓고 잇는데, 이 곳에 <살바토르 문디 전용관>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래 이왕 비싸게 사간거 어떻게든 활용해야죠! 정말 살바토르 문디 전용관이 생기면 저도 꼭 한번 가보고싶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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