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는 "운명은 우리가 그것을 알기도 전에 이미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미래가 오늘의 법칙을 정한다"라고 했다. 또한 소설가 조지 오웰은"과거를 통제하는 자는 미래를 통제한다."라고 말하고, 정치가 라마르틴 역시 "역사는 모든 것을, 심지어 미래까지도 가르쳐 준다."라고 말했다.
뇌과학에 따르면,
과거 또는 현재는 미래와 아주 관련성이 크다. 아니, 사실은 미래가 전부다.
뇌가 생겨난 목적은 미래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갈증이 날 때 시원한 물을 마셨던 경험을 떠올려 보자.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탄산수나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자 상쾌하고 청량한 기분이 들면서 갈증이 해소되는 경험을 한 적이 다들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느낀 그 감각은 거짓이다.
사실 당신의 갈증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우리가 마신 물이 혈류에 도달하기까지는 20분이 걸리기 때문이다.
사실 뇌가 당신에게 보낸 감각의 진짜 의미는 이렇다.
"물이 식도를 통해 흘러들어오는 걸 인지했어.
이제 그만 마셔도 돼."
그게 당신이 느낀 청량감, 갈증이 해소되는 듯한 시원한 기분이다.
결국 뇌는 '이제 곧 수분이 충전되겠지'라는 예측을 한 것이고,
그에 걸맞은 행동,
즉 더 이상 물을 마시지 않도록 갈증이 해소되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한 것이다.
이렇듯, 뇌가 하는 일을 단순히 세상을 지각하거나 감정을 느끼는 것, 또는 행동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철 지난 관점이다. 현대의 신경과학은 뇌의 본질적인 목적을 미래를 예측하고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무리 유전자가 특정 환경에 적응하도록 잘 진화했다고 해도, 유전자는 복잡하고 역동적인 현실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명체는 매 순간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예측하고 시뮬레이션하는 값비싼 기관을 진화시켰다.
그게 바로 뇌다.
따라서 뇌를 가진 모든 동물은 기본적으로 예측을 한다.
가젤을 사냥하는 사자는 사냥감이 언제 자신을 눈치채고 도망칠지, 또 언제 덮쳐야 할지 최적의 타이밍을 시뮬레이션하며 조심스레 다가간다. 악랄한 인간 과학자들에 의해 또다시 미로에 빠진 쥐는 이전에 헤맸던 경험을 반추하며 두 갈림길 사이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을 한다. 원숭이들 또한 나무 사이를 건널 때 나뭇가지의 크기와 간격, 내 점프력을 고려해 어느 정도로 뛰어야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을지 예측을 한 다음 뛰어내린다. 그게 너무 빠르고 자연스러워 겉보기에는 예측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긴 하지만 말이다.
물론 미래를 가장 멀리, 가장 현실적이고 고차원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동물은 인간이다. 사람은 한 시간, 한 달, 1년 후의 미래까지도 전망할 수 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떤 미래가 펼쳐지기를 원하는지 상상하고 훗날의 나와 소통하며 현재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 다른 동물은 이렇게까지 하지는 못 한다. 오직 인간만이 이렇게까지 먼 미래를 그릴 줄 안다. 인간의 뇌가 유달리 큰 이유다.
결국 우리의 과거와 현재는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 비유적인 의미로 말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그렇다. 과거와 미래의 연결이 끊어진다면 우리는 오직 현재의 행복과 쾌락만을 쫓아다니고 자기 절제력을 잃어버린 존재가 된다. 반대로 절제력이 뛰어나고 목표를 잘 세우는 사람은 그만큼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와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흔한 자기 계발서들이 말하는 노력, 자기 절제, 목표, 꿈, 열정 같은 키워드들은 모두 미래라는 궁극적인 목적의 세부 주제에 불과하다. 이제 진짜 주목해야 하는 것은 '미래'다.
성공과 행복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 요소는 얼마나 미래를 잘 예측하느냐,
즉, 나의 현재 행동이 미래와 연결되어 있느냐인 것이다.
※ 다음 장부턴 본격적으로 미래의 나와 소통하는 법,
노력과 마음가짐만을 강조하는 흔한 자기 계발서와 달리,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나를 구하고 성장시키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