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과 성적의 상관관계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많은 뇌과학자들, 학습전문가들, 심리학자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높은 지능지수가 학업성취도(성적)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고.
전체 지능이 학업성취도를 예측하는 데 있어서는 기껏해야 10~25%라고 한다.
그나마 웩슬러 지능검사(K-WISC-V)의 지표 영역 중 '작업기억' 지수는 그래도 학업성취도와 높은 상관을 보인다. 기억력(Memory)을 직접적으로 측정하는 지수이기 때문이다.
'높은 지능'이라고 하면 소위 '천재'가 떠오르고, 아인슈타인 같은 대단한 과학자가 자동으로 연상이 되니 우리의 선입견도 실로 이해될만하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글로벌 리더 혹은 자산가들의 성공 비법을 듣고 있노라면 '지능'은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보통', '평범' 수준의 지능을 갖추고 있기만 한다면 성공을 예측하는데 지능이 절대 방해인자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오히려 글로벌 리더, 즉 현대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에는 모두 다 '독서광'이란 사실이 포함된다고 한다.
학습전문가들이 공통되게 말하는 점은 성적에 있어서 지능보다 더욱 중요한 점은 자기 절제력과 메타인지(자기 성찰능력, 자기 객관화능력)이라고 한다. 그리고 내가 수능시험을 보고 대입을 했던 시기(벌써 20년이 다되어가는 세월)와 현재 대입전형은 많이 바뀌었다. 그만큼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도 바뀐 것이다.
'암기'를 잘할수록 높은 성적을 받는데 유리했던 우리 때와는 달리 지금은 창의적인 문제해결과 사고능력, 추론 능력과 같은 상위인지, 고차원적 사고능력을 바탕으로 대입이 이루어진다 한다.
'공부'에 대한 정의가 바뀌는 현재 시점에서 '성적'은 '공부'의 아주 작은 한 조각일 뿐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성적이 공부 개념의 한 조각과 같은 요즘, '지능'은 실로 얼마나 작은 조각이란 말인가?
아까 언급하였던 '보통', '평균' 수준만 된다면 일상생활을 해내고, 자기 탐색을 통해 진로를 정하고, 자신이 목표하고자 한 바를 이루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문제는 '보통', '평균' 수준에 대한 우리 학부모님들의 아주 솔직한 반응(주로, 충격과 실망감이다)이 실로 안타깝고 놀라울 따름이다.
"이 수치는(87점, 88점 같은 80점대의 전체 지능 수치) 돌고래 수준 아닌가요?"
"학습 치료를 당장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경계선 지능과 별달리 차이가 안 나네요?"
'헉..', 우선 여러 설명을 덧붙여야 하는데, 결론적으로 나는 우리 아이가 모자란 것이 아니라고. 딱 잘라서 말씀드린다.
지능검사 수치에는 여러 요인들이 반영되고, 절대 1:1로만 해석해서는 안되지만 수치로 떡하니 나오는 결과에 압도당하지 않을 재간도 없다. 하지만 학부모님들과 상담을 할 때는 이러한 수치가 의미하는 바를 조심스럽지만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물론 병원이나 센터에서는 우울, 불안 등과 같은 정서적 요인이 지능 수치에 상당 부분 반영이 많이 되므로 그 부분에 대해 설명할 때가 많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보통', '평균' 수치는 지능검사를 받는 전체 사람들 중 대략 68%의 사람들이 100을 기준으로 +,-15점의 범위에 속한다. 즉 85점에서 115점 구간에 전체 68%의 사람들이 존재하고, 대략 95%의 사람들이 지능지수 70점에서 130점에 속하는 것이다.
100명 중 68명이 지능수치 85~115에 속한다.
100명 중 95명이 지능수치 70~130에 속한다.
그렇지만 '영재용 지능검사', '영재감별검사' 현장에서의 학부모님 반응도 심상치 않은 점에 더욱 놀라웠다.
"음, 이 수치는(125점, 126점 같은 '우수'에 해당하는 수치) 생각보다 높지는 않네요?"
'헉...', 120점 이상의 지능수치는 거의 상위 5%~10% 구간이며 130점 이상은 100명 중 2명 안에 속한다는 뜻인데..
의대준비반을 다니는 학생의 학부모님들은 우리 아이 지능이 적어도 130, 140은 나와줘야 의대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듯했다.
이래서 '지능 수치'가 정말 무섭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좀 더 대중적인 글을 써보고 싶었다.
지능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함께 나눠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