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MOMENT

그는 말했다

by 박규규


우리의 밤에 기록될 각자의 사연이 그는 궁금했다.
혹시 무슨 꿈을 꾸곤 하는지 그는 묻고 싶었다.
"소심한 밤이야. 달마저 높게 떠버린 그런 밤이야."
지긋이 뱉는 그의 목소리엔 습기만이 가득했다.
7월이었고, 여름은 고개만 살짝 내밀고 있었다.
태양은 슬슬 어떻게든 우리를 짜증나게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겨울이 오면 좋겠어"
그는 청초한 진녹색 유칼립투스 화분을 내려다 보며 말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핸드폰을 두드리며 혹시나 자신의 안부를 살피는 연락이 있을까 살폈다.
"저런......"
다시 그는 고개를 돌려 불가해한 고양이 소리가 울리는 창밖만 살폈다.
세상의 소동은 그가 살피지 않는 한 적막한 고요로 존재한다는 걸 그는 깨달았다.
갑자기 걸려온 친구의 전화에 그는 답했다.
"내일은 또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지나가는 길에 생각나 담배 하나 같이 필까 하고 전화했어"
그는 친구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아 마냥 웃었다.
'나는 담배를 피지 않는데'
그는 생각했다.
그를 생각했지만 그를 알지 못하는 이 친구의 마음은 어떤 모양으로 생긴 걸까 그는 진심으로 궁금했다.
유해한 세상에서 무해한 존재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그는 조심했다.
그는 오늘도 가장 깊숙한 곳에서 올라온 마음을 한 움큼 꺼내 창밖으로 내다 버렸다.
8월에는 꼭 나쁘게 나이들겠다고 그는 다짐했다.
"그러니 7월엔 축축하게 달라붙겠어"
그는 말했다.

매거진의 이전글6월의 파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