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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널 왜 이제야 알았을까?

002. 교토 가와라마치의 블루아워

by 규진 Gyujin

어느덧 오후 5시, 가와라마치역 근처에서 초밥을 먹고 나오니 하늘은 이미 푸른색으로 블루아워 시간대가 되어 있었고, 건물들은 환한 노란 불빛으로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블루아워 시간대에 아름답게 빛나는 가와라마치의 풍경이 내 눈에 들어왔고, 낮에는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 가득 펼쳐져 있었다. 다리 위에서는 버스킹이 펼쳐지고 있었고, 건물 하나하나 예쁜 불빛들이 켜져 있어 가모강을 환하게 비춰주고 있었다.

“가모강의 블루아워”

강 위로 건물들의 빛이 반영되는 모습들도 너무나 아름다웠고, 낮보다 강 주변에 자리 잡고 앉아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나도 그들 따라 자리 잡고 낮과는 다른 느낌의 가모강을 다시 한번 느껴봤다.

혼자 교토로 여행 와서 혼자 밥 먹고, 혼자 걸어 다니고, 혼자 이야기하고, 혼자 사진 찍고 모든 게 나 홀로 이루어졌던 교토의 여행이 낯설었지만 낯선 만큼 나에게 새로운 시선으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다.


'교토, 널 왜 이제야 알았을까'


나에게 교토는 그런 곳이다.

맑고 깨끗한 공기와 물소리로 나를 온전히 힐링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가만히 쉼을 가져갈 수 있는 곳이 이곳이다.


때로는 이런 생각도 한다. 교토가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나만 알고 싶은 힐링 여행지로 영원히 남겨져 있었으면 하는 그런 우스꽝스러운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나는 하루 종일, 낮과 밤 둘 다 강가 주변에 앉아 한참을 힐링했다.

'내년에도 또 와야지. 힘들 때 또 와서 힐링하고 가야지'


'다음에는 기필코 가와라마치역 근처에 숙소를 잡겠어'라며 호텔로 돌아가면서도 이제 연애 시작한 커플처럼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아름답게 빛나는 가모강을 한참 동안 바라보며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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