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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곳이라면 이곳이지 않을까

001. 교토 가와라마치 가모강

by 규진 Gyujin

2024년 5월 8일, 내 인생 첫 나 홀로 해외여행이 시작되던 날이었다.


이곳을 선택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전에 가 본 적은 없었지만 미디어를 통해 교토라는 곳이 내 머릿속 깊게 자리하게 되었고, 내가 카메라를 사서 사진작가라는 꿈을 시작하게 된 것도 이 교토 때문이다.


나는 교토를 왜 좋아할까?

일단 간단하게 나의 취향을 이야기해 보자면, 나는 잔잔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매우 좋아한다. 따뜻한 햇살, 선선한 바람, 그리고 새소리가 어우러지는 분위기를 좋아한다.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있을 때면 항상 잔잔한 음악을 틀고 얼굴을 들이밀어 눈을 감고 명상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교토는 이런 나의 취향이 도시 전체에 스며든 곳이었다.

"교토 가와라마치 가모강의 모습"

가모강을 사이에 두고 강 변두리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 나처럼 앉아서 힐링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지켜봤다.


그중에 한 외국인 커플이 내 바로 옆에 앉았다.

키도 크고 남자 여자 모두 금발을 하고 있는 서양인 무드가 물씬 느껴지는 커플이었다.


커플이 내 옆에 앉고 서로 이야기 안 한 지 한 10분 정도 흘렀을까.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같이 이곳 가모강의 분위기를 즐기고 있는 거 같았다.


문득 둘이 싸웠나?라고 생각할 때쯤, 남자가 여자에게 영어로 물었다.

"어때? 너무 좋지 않아?"

"응 너무 좋아"


미소를 띤 채 서로를 바라보며 이 풍경이 주는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내심 부러운 기분이 들었고, 나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런 작고 사소한 일상을 같이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 말 없이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같이 힐링할 수 있는 그런 동반자가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교토 가와라마치 가모강에서의 기억은 항상 따뜻한 기억만 존재한다.

강소리와 사람들 대화하는 소리, 그리고 선선한 바람에 따뜻한 햇빛 내가 좋아하는 요소를 모두 품고 있었다.


내가 카메라를 잡게 된 이유는 이런 따뜻한 순간을 사진이라는 매체 속에 소중히 담기 위해서이다.

미디어로만 접하던 교토가 내 눈앞에 펼쳐져 있었고, 그 순간들을 뷰 파인더로 바라보고 셔터를 누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셔터음이 들릴 때마다 그 한 장면 장면마다 내 기억 속 깊이 자리했다.


아마 죽기 전에 다시 오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교토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교토는 내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영원히 꿈을 향해 달려 나갈 원동력이 되었다.


이렇게, 마음에 스며드는 시선으로 세상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내 인생 이야기는 교토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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