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04 나만의 시선으로 홋카이도를 담다.
우리는 항상 어디에 있든 일상은 특별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여전히 차가우면서도 다정한 삿포로의 겨울 공기
벌써 4일 차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자 오늘은 어디로 갈까?"
지도에 없는 길을 따라, 마음이 가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음에 스며드는 시선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담는 작가로서
삿포로의 잔잔한 일상을 맞이하러 갔다.
호텔에서 나와서 담은 4일 차의 첫 사진
정말 평범하게 맞이할 수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나는 이 모습을 작은 뷰파인더를 통해 봤을 때 보여주는 이 모습이 또 다른 설렘을 가져다주었다.
"오늘은 또 어떤 풍경이 나를 미소 짓게 만들어줄까?"
그 순간, 내 시선을 빼앗아 간 건 다름 아닌 저 노란 택시였다.
그저 잠시 멈춰 선 것뿐인데도,
마치 이 거리를 환하게 비추는 주인공처럼 보였다.
얼마 걷지 않아 새하얀 눈이 차갑게 빨개져 있던 내 오른쪽 뺨을 조용히 스쳤다.
하늘을 보니 어느새 새하얀 눈이 하늘 가득 채우고 있었고,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늘을 가득 매운 새하얀 눈이 하나하나 떨어질 때 하늘을 보며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번화가에서 맞는 눈과는 또 다른 기분이 든다.
얼마나 고요했는지.
지나가는 차들도 많지 않아 걷는 내 발걸음 소리와 삐약삐약 울리는 신호등 소리만 가득했다.
잠시 걸음 멈췄을 때, 그리고 신호등 소리도 들리지 않을 땐
바닥에 살포시 눈 닿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교토 때도 그렇고 도쿄에 갔을 때도 그렇고 항상 신호등 사진은 꼭 남겼다.
항상 신호가 바뀌었다고 알려주는 삐약삐약 소리가 내 주목을 이끌었고, 그에 이끌린 나는 천천히 카메라를 들어 올려 깜빡거리는 신호등의 모습을 담았다.
"일본의 신호등은 참 다정하고 친절하다."
일본의 신호등은 마치 조용한 친구처럼, 내게 다정하게 길을 안내해 주는 것 같았다.
가끔 내가 찍은 일본 영상들을 보면 삐약삐약 소리가 들린다.
친절하게 들리는 이 삐약삐약 소리가 일본에서 있었던 좋은 기억이 더 오랫동안 선명하게 남는 거 같다.
만약 또다시 일본에 간다면 그때도 이 다정한 소리를 다시 들으며, 길 위에서 또 한 번 미소 짓겠지.
나는 카메라 LCD 화면보다 뷰파인더로 세상을 보려고 노력한다.
천천히 카메라를 들어 올리고 뷰파인더에 눈을 가져다 대는 순간,
왼쪽 눈에 가득 들어오는 세상이 순간적으로 느리게 흘러가는 듯한 기분 들고
그 순간을 찰칵하고 담아내면
"그 순간이 내 기억 속에 평생 기억된다."
우리는 항상 어디에 있든 일상은 특별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나는 내 곁에 머물러 있는 평범한 일상을 인지하고 감사하게 여기는 순간부터 행복해지는 거라고 믿는다.
홋카이도에서의 여행은 너무나 아쉬웠지만, 한국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나는 특별한 일상들을 찾아다니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전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마음에 스며드는 시선으로 세상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나의 사진 이야기,
앞으로도 많이 기대해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