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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바라기 (1)

기도와 걱정

by 박이운

우리는 종교가 있건 없건 기도를 하며 살아간다. 국어사전에 기재된 기도의 뜻은 '인간보다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어떤 절대적 존재에게 빎'이지만, 굳이 어떤 절대적 존재에기 비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고 염원하는 것 자체가 기도라고 할 수 있다. 바라는 것이 없는 삶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누구나 기도를 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명문장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네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와 시크릿에 나오는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라면, 당신이 바라는 것이 이루어진다.'는 문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수많은 자기 계발서에 나오는, 이른바 '끌어당김의 법칙'이나 '잠재의식의 힘'에 대한 이야기들도 기도와 그 결을 같이한다.


하지만 실제 인생에서 겪는 일들은 바라는 것, 즉 기도대로 이루어지는 사례보다는 걱정이나 우려가 현실이 되는 사례가 더 많은 것 같다. 걱정은 기도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자신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탈피하거나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등이 이뤄졌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기도라면, '안 될 거야.', '내가 그렇지 뭐.',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어떡하지?' 등의 생각들이 걱정이다. 부정적인 생각과 걱정 역시 기도와 마찬가지로 우리 스스로의 잠재의식에 영향을 미친다. 걱정이 너무 많고, 그 걱정에 진심이 담겨 있다면 온 우주가 기도를 들어주듯, 걱정을 이뤄주려고 도와줄지도 모른다.


언제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한 다큐멘터리에서 80세 즈음의 사람들에게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엇인지 조사를 했던 것을 본 적이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꼽은 후회는 일어나지도 않을 쓸데없는 걱정을 하며 순간순간을 제대로 살거나 누리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았던 것에 대한 것이었다. 걱정한 일들이 현실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들은 그 걱정을 하며 살았던 순간들조차 후회스럽다고 말한다. 온 우주가, 내가 믿는 절대적 존재가 간절히 바라고 염원하면 이루어지도록 도와준다고 하는데, 우리는 자기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진심으로 걱정하며 걱정이 현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잠재의식은 우리의 이성과는 달리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다고 한다. 아니 따지지 못한다고 한다. 잠재의식은 우리가 하는 생각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며, 우리의 생각이 잠재의식에 각인되면 될수록 그 생각이 현실로 이뤄지도록 무의식적인 작용을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걱정 대신 긍정적인 생각, 즉 각자만의 방식으로 기도를 해야 한다.


진정으로 바라기 (2)에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바라는 기도인지, 어떻게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들이 현실로 이루어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그전에 자신이 살아온 길을 한 번 돌아보자. 걱정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던 경험들과, 걱정했지만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렸던 일들을 떠올려보자. 어떤 결과로 이어졌든 걱정을 하는 그 순간들을 걱정이 아닌 기도와 염원으로, 긍정적인 생각들로 채웠었다면 어땠을까? 기도와 염원이 그대로 이어졌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적어도 스트레스와 우려, 불안감 등에서는 조금 더 자유로운 순간들을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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