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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전공의 Dec 30. 2023

35. 탤런트 코드 - 대니얼 코일

똑똑하게 연습하라

탤런트 코드 - 대니얼 코일


일주일 전, 이상형이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나의 대답은 "똑똑한 사람"이었다. 근래 들어 더 똑똑해지고 싶은 열망이 반영된 이상형일 수도 있지만, '다정함도 지능이다.'라는 말처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똑똑함은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 상황을 인식하고, 상대방의 말투와 손짓을 파악하며, 과거의 기억을 토대로 상대를 섬세하게 배려하는 행위는 확실히 똑똑한 사람들에게 더 유리하다.


어떻게 하면 나의 뇌를 더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가던 차 알게 된 책이었다. 똑똑하게 공부하고, 똑똑하게 운동하며, 효율적인 성취를 이루는 방법에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연습만으로 완벽해질 수는 없다. 완벽한 연습을 해야 완벽해진다." 생물학적으로 볼 때, 집중해서 반복하는 연습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


 - 무식하게 하루에 10시간씩 연습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리고 만 번의 스윙을 반복해야 한다는 말도 아니다. 핵심은 연습이 아니라, '완벽한' 연습이었다. 시간을 채우고, 횟수만 채우는 연습이 아닌 완벽을 찾는 연습을 해야 한다. 1시간만 연습하더라도 제대로 된 타이밍을 익히고, 스윗 스팟에 볼이 맞는 그 느낌을 찾아야 한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연습해야 하는 것은 잘 되는 그 '느낌'인지도 모른다.



어째서 속도를 늦추는 것이 그토록 효과적일까? 미엘린 모델은 두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첫째, 속도를 늦추면 더 철저히 실수에 집중하게 되므로 매번 신호가 발사될 때마다 더 높은 수준의 정확성을 얻을 수 있다. 미엘린층을 두껍게 만들고 싶다면, 정확성이 생명이다.  둘째, 속도를 늦추면 연습하는 사람은 훨씬 더 중요한 것을 발전시킬 수 있다. 즉, 스킬의 내적인 청사진, 다시 말해 서로 맞물려있는 스킬 회로들의 리듬을 효과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 정확하고, 제대로 된 연습을 위해선 '천천히'가 중요하다. 실수를 피하려면, 즉시 실수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천천히 반복하면서 실수에 집중하고, 좀 더 나은 자세에 집중한다. 그렇게 미엘린층을 두껍게 만들면서 점차 몸이 반응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속도는 의식적으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미엘린층이 두꺼워지며 신체가 그 리듬에 맞게끔 향상된다.



심층 연습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이미지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비틀거리는 아기의 이미지다. 서툴고 위태롭지만 골똘히 목표를 향해 다가가다가 몇 번이고 넘어지는 느낌이다. 분별 있는 사람이라면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어 할, 불안정하고 불편한 느낌이다. 그러나 기꺼이 인내하고 거리낌 없이 실패를 허용할수록 미엘린층은 더욱 두꺼워지고 스킬은 점점 더 향상된다. 비틀거리는 아기는 심층 연습의 본질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다. 정말 잘하고 싶다면 못하는 상태를 기꺼이, 심지어 열렬히 받아들여야 한다. 아기의 걸음마가 스킬을 습득하는 비결이다.


 - 실패하는 느낌은 분명 별로다. 공이 제대로 맞지 않고, 아무리 연습해도 반복되는 실수를 할 때면 테니스 채를 내려치는 선수들이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복하고, 실수와 실패에 집중해야 한다. '기꺼이' 인내하고 '열렬히' 실패를 받아들여야 조금씩 성공이 쌓여간다. 미엘린이 두꺼워지는 과정은 손쉬운 성공의 반복이 아닌, 불편하고 불쾌한 실패에서 나온다. 중요한 것은 무수한 실패 중 이따금씩 나오는 타이밍 좋은, 제대로 맞는 느낌과 성공을 기억하는 것이다.



셉티엔 보컬 스튜디오 창립자인 린다 셉티엔은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미친 듯이 훔쳐라. 너희보다 나은 사람을 전부 찾아내 그들이 가진 장점 중 너희가 활용할 수 있는 것을 살펴봐라. 그리고 그걸 너희 것으로 만들어라."


-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괜히 유명한 것이 아니다. 각 분야의 정상에 있는 사람들을 모방하는 행위는 성공의 속도를 가장 효과적으로 높여준다. 그들의 성취에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적용해야 한다. 이는 우리가 끊임없이 눈과 귀를 열어두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이 나에게 효과적이고, 효과적이지 않은 지, Try and Error를 끊임없이 반복하며 한 개인은 성장한다.



재능의 용광로에서는 사람들이 허공에 대고 골프채와 테니스 라켓을 휘두르고, 테이블 위에서 피아노 연습을 하며, 발을 바닥에 고정시킨 채 상상의 슐라롬 코스를 따라 스키 연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미친 짓 같아 보이지만 심층 연습의 관점에서 보면 과학적인 훈련법이다. 핵심 동작을 제외한 모든 것을 제거하면 가장 중요한 요소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 구절을 읽은 날 바로 테니스에 적용해 보았다. 100번 공을 맞히며 서브를 넣기보다, 100번을 허공에 휘둘렀다. 슬로우 모션으로 해보기도 하고, 팔의 위치와 손목의 스냅을 하나하나 나누어 빈 채만 휘둘러보았다. 피드백은 비교적 빨리 찾아왔다. 처음 공을 다시 맞춰보았을 때, 잘 맞는 느낌과 잘 맞지 않는 느낌이 확실히 구별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어느 과정이 부족했는지 단번에 파악되었다. 그렇게 나의 미엘린층은 또 한 겹 두꺼워졌다.



하드 스킬을 존중하라. 기술이 전부고, 기술 없이 경기를 펼치는 것은 큰 실수입니다. 자신의 재능이 거대한 떡갈나무라면, 거대하고 굵은 몸통은 하드 스킬이다. 그리고 유연한 소프트 스킬이 층층이 가지를 드리운다. 우선 몸통을 완성한 다음에 가지를 길러야 한다.


 - 바이올리니스트에게는 음표를 연주하기 위해 손의 위치를 정교하게 바꾸는 능력이 하드 스킬이다. 그리고 곡의 감정을 해석하기 위한 능력은 소프트 스킬이다. 테니스에서 서브와 포핸드, 백핸드의 정확한 자세가 하드 스킬이라면, 경기 중 발휘하는 공의 구질에 변화를 주는 센스가 소프트 스킬이다. 소프트 스킬보다 하드 스킬이 더 연마하기 어렵고,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연습의 더 큰 보상을 주는 것은 하드 스킬을 제대로 장착하였을 때이다.




사실 이 외에도 소개하고 싶은 구절이 상당히 많았다. 올해의 마지막 북리뷰로 손색이 없었던 책이었다. 열심히 살아왔던 2023년이었다면, 2024년은 열심히 보다는 똑똑하게 살아가는 한 해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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