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서 2번째 읽은 책이다. 심플한 제목에 걸맞게 책은 몰입적 사고에 대한 내용만을 담고 있다. 웃긴 것은 제목이 '몰입'이다 보니, 책을 더 몰입해서 읽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가장 집중이 잘되는 새벽 시간에 읽었다. 저자는 연구를 하면서 몰입의 체험을 하였고, 풀리지 않는 문제들을 해결했던 경험을 책에 기술하였다. 1년 전에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공감을 하지 못하였다. 몰입은 저자처럼 연구하는 사람들만 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번째 읽을 때는 몰입이 우리의 일상에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머리를 잠시도 비워두지 않는다. 항상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오만가지 생각'이라는 말이 생겼다. 그러나 이것은 상념에 해당하는 '생각나기'이다. 이것은 내가 내 뇌의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고 의도되지 않은 상념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여러 가지 생각이 오고 간다. 갑자기 울린 카톡 알림에 주말 약속을 떠올리기도 했고, 어제 했던 말실수가 다시 생각나기도 했다.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생각을 제어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북리뷰를 쓰고 있는 이 시간에 몰입하고, 느낀 것을 어떻게 글로 풀어낼지 고민하는 이 사고에 몰입한다면, 이 시간 자체를 더 즐길 수 있고 글을 쓰고 난 후의 만족감도 더 클 것이다. 어떤 생각을 할지 본인이 주인이 되어 주도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주어진 시간을 더 행복하고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오만가지 생각 대신 한 가지 생각을 할 수 있기를 실천해보자.
"삶을 훌륭하게 가꾸어주는 것은 행복감이 아니라 깊이 빠져드는 몰입이다. 몰입에 뒤이어 오는 행복감은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낸 것이어서 우리의 의식을 그만큼 고양시킨다."
다들 시간 가는지 모르고 정신없이 무언가를 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타의에 의해서든 자의로 한 것이든 상관없이 그 시간 자체를 즐기고 나면, 결과물에 상관없이 행복감이 뒤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몰입의 시간이 누적된다면 성취와 만족할 만한 결과물은 덤일 것이다.
"테니스나 골프를 칠 때도 몰입을 하지만 그 몰입은 지극히 순간적이다. 그러나 사고에 의하 몰입은 그 문제를 생각하는 한 끝없이 지속된다."
몰입에도 종류가 있다. 신체활동과 주변 환경으로 인한 순간적인 몰입도 좋을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도 사고에 의한 몰입은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고, 몰입의 지속시간도 더 길어질 수 있다. 본인이 주도하는 몰입은 결국 원하는 삶으로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외과를 선택한 이유도 수술이 좋아서였다. 생각해보면 수술보다는 수술할 때의 몰입과 끝난 후의 안도감, 뿌듯함이 좋았던 것이다. 수술방을 나올 때 몸이 피곤한 것과는 별개로, 집중하고 난 이후의 심적인 행복감을 느낄 때가 있다.
일상을 함께하는 SNS와 스마트 폰 덕분에 많은 것이 편리해졌다. 하지만 그만큼 생각이 분산되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카톡과 인스타그램 알람부터 꺼두고 자신이 보고 싶을 때 본다면 산만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지인이나 병원의 급한 연락이 있지는 않을까 오늘도 알람을 꺼두진 못하고 있다. sns 게시물의 댓글이나 '좋아요' 알람에도 반갑고 알람을 켜 둔 것을 보면 몰입하는 능력은 정말 어려운 것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