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마흔
요즘 생각해보면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과 시작 후로 나의 인생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2년 전 겨울, 첫째 아기를 출산하고 운동을 하는 도중에 '토글스'라는 글쓰기 모임을 알게 되었다. 토해내는 글쓰기로 70개 글을 다 적으면 무료로 글쓰기 컨설팅을 해준다는 제안에 도전을 했다. 첫째 아기를 만나기 위한 과정들과 둘째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다행히 도전에 성공하였고 컨설팅도 잘 받았다. 쓰는 과정에서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많은 고민도 했었고 오늘은 무엇을 써야 할지도 늘 생각했었던 시간들이었다. 40개쯤 적었을 때 막막한 마음으로 멈추고 싶은 때도 있었으나 70개를 완성하고 나니 글을 쓴다는 게 무엇인지 조금은 알 수 있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글쓰기의 세계로 안내받은 것 같았다.
첫째 책 출간에 대해 공부하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쓴 글을 나 혼자 읽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도 공유하고 출판에 대한 희망을 꿈꾸게 되었다. 미소'최현아' 작가님께 컨설팅을 받으면서 출간 기획서도 써보고 책을 기획하는데 필요한 요소들을 익힐 수 있었다. 800여 개 되는 출판사에서 비록 많은 관심은 받지 못했으나 언젠가 소중한 원고들이 부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두 번째로는 글쓰기를 하면서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에서 만큼은 작가가 되어서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다. 지금처럼 말이다. 주제를 모아 책도 만들어보고 매거진도 만들어 볼 수 있다. 다양한 작가들의 글도 서로 공감하고 구독할 수 있다.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도전했고 7전 8기로 브런치 작가가 되면서 daum에 메인으로 뜨는 경험도 하였다.
세 번째는 글쓰기 온라인 모임도 만들었다. '글감 노트'라는 모임을 만들어 3주간 글감도 제공하고 브런치 작가도 도전하는 모임의 리더로 활동하는 계기가 되었다. 다양한 분들과 같은 목표로 글도 쓰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참 뿌듯한 일이다.
네 번째는 공모전 도전이었다. 글을 써놓은 것이 없었거나 꾸준히 쓰지 않았더라면 이런 기회는 보기 좋은 남의 떡이 었을 텐데 온라인 서점 혹은 신문의 공모전에 나의 글들을 보낼 수 있는 것은 이력 쌓기 도전을 떠나 또 하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
글 하나 꾸준히 썼을 뿐인데 나의 인생은 리드미컬하게 흘러가고 있다. 코로나 덕분에 집콕 생활, 온라인 모임으로 취미를 공유하는 시대에서 육아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이다. 어릴 때부터 글짓기 상을 많이 받아왔으나 학업으로 하지 못했던 것을 이제 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 기쁘다. 글을 쓰면서 둘째아 기도 만나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뜻깊은 일들이 많았다. 누군가 글을 쓰는 삶에 빠져들도 싶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다.
글쓰기는 나에게 휴식이자 기회이고 은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