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50일을 앞둔 어느 날

[해외 임신/출산 일기(1)]

by 스트로베리


# 타국에서의 출산을 앞둔 심정



연애 9년, 결혼생활 5년 어느덧 나의 베프이자 남편과의 14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20대 후반에 우연한 기회로 하노이로 와서 남편은 5년 나는 4년 직장생활을 했다.(나의 베프는 아직 현재 진행형)

타국에서 둘이서 자리 잡느라 정신없이 일하면서

2세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식구가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며 생활 중이었다랄까. 생각지 못한 코로나로 인해 늦게 준비 중이었던 결혼식은 무기한 연기 중이었고, 결국 결혼식은 하지 못한 채 지금 뱃속의 딸기(뱃속 꼬물이의 태명)를 맞이하게 되었다. 작년부터 우린 2세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이렇게 우리에게 빨리 찾아와 주어서 정말 고마웠다


정말 정말 감사하게도 특별한 이벤트 없었던 나의 임신기간은 나의 32년 인생을 통틀어 제일 행복한 시간이다. (사실 임신 사실을 알고 일주일 뒤 코로나가 걸렸지만 열도 없이 아픈 곳 없이 잘 지나갔고, 7월 말 하노이 복귀 후 일주일 뒤 남편이 A형 독감에 걸려와서 둘 다 독감으로 일주일 앓았지만 다행히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


올해 4월 말로 하노이에서 일하던 곳을 정리하고,

5월 초 한국 본가로 가서 두 달 반 동안 가족들과의 시간을 보내고 왔다. 내 생각해서 이런 배려를 해준 나의 남편에게 정말 고마웠고, 가족들과 여행도 다니고 운동도 하고, 다신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정말 소중하게 잘 보내고 왔다. 하노이 복귀하고 엄마 생각에 일주일 눈물을 펑펑 흘렸던 건 비밀이다 하하

남편은 나 없는 두 달 반 동안 과도한 업무와 불규칙한 생활, 식습관으로 인해 계속 약을 달고 살았고,

내가 하노이 복귀 후, 한 달 반 동안 케어해 준 덕분에 부비동염과 비염도 없어지고 건강한 몸을 되찾는 중이다. 손이 많이 가는 남편이지만, 상대방도 나를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서로의 부족한 점 채워나가면서 살아가는 게 부부라 하던데.


15년 차 우리에게도 지금이 있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멋도 모르고 좋아 죽던 대학시절부터 취준생 베트남 입성까지. 그리고 이제는 새로운 가족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우리. 안 겪어봤으면 몰랐을 이 감정들을 오롯이 둘이 같이 느끼고 있는 중이다. 새로운 일이 항상 그렇듯 걱정과 불안함이 동반되는데, 둘이라서 둘이니까 이전처럼 손잡고 잘할 거라 생각한다.


항상 핑크빛만 있는 것이 미래가 아닌 것을 이제 조금 아는 우리이기 때문에 서로 조금만 배려하고 대화하면서 하나씩 잘 풀어나가길 바라본다.


베트남에 들어올 때부터 마음먹은 현지 출산이었다.

하지만 호르몬에 지배받는 임산부라 고민될 때도 많았던 건 사실이다. 이제 딸기를 만날 시간이 50일도 채 남지 않았고, 건강하게 잘 만나자는 생각뿐이다! (설레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항상 같이 고민해 주고, 어떨 땐 나보다 더 앞서서 고민해 주는 남편이 있기 때문에 든든하다.


현지 출산에 대해 정보가 많이 없어서 걱정되는 부분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래서 내가 경험해 본 임신 중 진료나 출산 후 준비, 육아를 기록해서 누군가가 보고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남편이 지인들에게 수소문해서 정보를 조금씩 얻고 있는 중이다.)


나의 베프이자 남편이 말하길.

나는 꾸준함이 무기라고.

언어도 꾸준함으로 밀고 나가서 베트남에서 불편하지 않게 살 정도로 소통하고 있다.

시작을 했으니 벌써 반이나 왔으니 하나하나 기록 해나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