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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로베리 Aug 28. 2023

나를 채우는 방법

[육아해우소(26)]


 # 그 누구도 아닌 나에게 있다.


주말새벽, 오래간만에 남편이랑 둘이서 도란도란 한참 이야기 하다가 잠들었다. 하빈이가 태어나기 전에 둘 다 일할 때는 수다 떨다 잠을 놓치곤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하빈이가 잠 들고나서 서로 고생했다고 인사하고 초저녁부터 자는 우리.


이야기 나누다 보니 생각나는 예전.

나도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우울했던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나를 채우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었다. 그 방법을 남편한테 찾으려고도 해 보고, 친구도 만나보고 했지만 그건 잠 깐뿐이었고 결국엔 나를 채우기 위한 방법은 나한테서 나온다는 걸 후에 깨달았다. 내 자존감은 내 자신감은 남이 채워줄 수 없다. 그것은 내가 채우는 것이라고 나는 결론 내렸다. 7년 전 나는 그래서 언어공부를 했고 몸으로 부딪혀서 일했고 서툴렀고 부족했지만 어떻게든 껍질을 깨고 나가려고 했던 것 같다.

지금도 우울하거나 기분이 다운될 때면 책을 읽고 글을 쓰거나 운동을 하고 어떤 공부를 해볼까 고민한다. 그렇게 하루하루 조금씩 나를 채우는 시간을 갖다 보면 정신도 몸도 건강한 내가 되어있다.


남편과 새벽 대화를 이어가던 중

남편은 내가 어떻게든 발버둥 쳐서 해내려고 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된 것도 있지만 주변에서 좋은 사람들이 도움을 준 것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만약 나의 예전의 모습과 비슷한 사람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면 어떻겠냐고.

예전에 받은 따듯한 손길의 선순환이 되지 않겠냐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 표현하고 말해야 상처가 되지 않고 도움이 될까. 참 어려운 일 같다.


만나면 편하고 좋은 에너지를 얻고, 만나고 집에 돌아와서도 찝찝하지 않은 그런 사람.  항상 배우고 도전하고 성장하는 사람.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잘 채워 단단해져 있다면 좋은 에너지는 거기서 나오는 것 같다. 일부러 말하고 행동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아닐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굳이 나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도 돼. 난 내 나름대로 날 잘 채우고 있으니까.

물어보면 간결하게 대답만. 말이 많아지면 그게 내 약점이 되고 나를 갉아먹는다.



제일 소중한 나에게 오늘도 한마디 건네본다.

오늘 하루도 나 자신을 잘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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