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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트로베리 Sep 28. 2023

치명적인 존재

[육아해우소 (28)]


# 위험해~ 너무 좋아하면 안 돼


남편이 또 감기에 걸렸다.

이번엔 인후통을 동반한 감기.

하빈이가 태어난 뒤로 남편은 감기를 달고 산다.

내가 우스갯소리로 매일 하는 말.

“ 남편이 하빈이 낳았지? 그렇지?”

애 낳은 나보다 더 골골 대는 남편.

잠 많은 남편은 잠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자주 아프다.


통잠 자던 하빈이가 10개월에 들어서고 성장통을 하는지 밤에 한두 번씩 깨기 시작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잘 자다가 깨기 시작하니 이렇게 힘들 수가. 보통 번갈아 가며 다시 재우고 안방에 와서 다시 자는 패턴이었다. 그런데 2주 정도 남편이 하빈이가 앵~ 하는 소리를 듣자마자 벌떡 일어나 재우고 다시 오길 반복했다. 원래 반응속도라면 내가 더 빨랐는데 따라갈 수 없었다. 난 더 잘 수 있으니 편해서 고맙게 생각했다.


그 여파였는지,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열이 나고 목이 부은 남편.

퇴근해서 죽 먹고 약 먹고 잘 준비하는 중 내가 말했다.

“ 일보다 육아가 더 힘들지? “

남편이 웃으며 대답했다.

“위험해~ 너무 좋아하면 안 돼. 치명적이야”


하빈이가 치명적 존재라 자기가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하며들었다는 뜻이었다.

대답이 귀엽고 웃겨서 한참 웃었다.

예상치 못한 답변에 그렇게 또 웃으며 마무리 한 하루. 그렇게 10개월 성장통을 겪으며 키도 훌쩍 크고 몸무게도 많이 늘어나 볼살 뽐내는 하빈이.


아픔과 고난 없는 성장은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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