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해우소(60)]
# 우문현답의 정석
인생에서의 또 다른 큰 결정을 앞둔 우리.
만 9년, 10년 차 베트남에서의 생활.
이제 누군가가 여기서 몇 년 거주했냐고 묻는 질문에 줄여서 대답하기도 한다.
이제 언어도 생활도 삶의 질도 만족도도 어디 빠지는 게 없다. 안정적인 삶이 30대 중반에 찾아왔다.
그래도 둘째 출산을 앞두고 소비가 추가될 거라 예상해 가계에 대해 예측해 보았다.
둘이 같이 일할 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는 않았지만, 하빈이가 태어나고 소비가 많아진 건 사실이다.
남편도 나도 그 부분에 대해서 생각 못한 건 아니지만 고민 중이었다.
그러던 중에 기회가 찾아왔다. 우리는 두 달 정도 그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최근 그 계획이 결정만 앞두었을 때, 우리는 하빈이를 재워두고 밤마다 회의를 했다.
그러다 오래간만에 밤을 새우고 이야기를 나누던 새벽, 나는 말했다.
“만약 둘이 계속 일하면서 둘이서만 살았다면, 지금보다 여유롭고 그 또한 좋았겠다 싶어.”
“그렇지~”
“그럼 지금 후회해?”
남편이 대답했다.
“나는 사치를 부리는 거야.”
우리 둘 다 사치라는 단어와 거리가 먼 사람 들이다.
그런데 사치를 부린단다.
자기 분수에 넘치는 데 두 자녀를 갖게 됐다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치를 부리는 남편.
그 대답을 하는 남편의 얼굴이 행복해 보였다.
난 생각했다. 어떻게 저런 대답이 나올까.
진정한 우문현답이었다.
안정되고 익숙한 것들을 버리고 또 다른 도전과 선택을 한다는 것.
밀려오는 물살 속에서 버티면서 조금씩 조금씩 걸어가는 것.
얕은 생각, 말과 행동을 가지기 싫어 계속 꾸준히 노력하고 힘든 걸 해내는 것.
나이가 어른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나이가 아닌 삶에 대한 태도와 자기 관리가 어른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내가 얕아지지 않도록 조금이라고 깊어질 수 있게 하는 노력. 그리고 변화와 도전.
그 앞에서 걱정과 두려움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고 나면 또 한 번 성장해 있는 나, 그리고 우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의 또 한 번의
10년 뒤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