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해우소(62)]
# 9년이란 시간의 마침표
계획 없이 파상풍주사를 2주 간격으로 접종한 나와 독감 예방접종을 한 남편.
다음날까지 문제없어서 괜찮은 줄 알았는데 접종 이튿날부터 둘 다 아프기 시작했다.
나는 첫째 때에 비해 몸 전체가 아닌 배만 불러와서 장기를 압박해 위경련이 왔고, 미열에 몸살.
남편도 독감주사로 인한 몸살.
다행히 금요일 밤, 그나마 괜찮았던 남편이 하빈이 저녁케어를 다 해주었다. 그렇게 실컷 자고 일어나 토요일, 구세주 이모가 하빈이와 하루 종일 놀았고 우리는 하루 종일 쉬었다.
쉬던 중 남편회사 직원들이 식당에서 송별회를 준비했다고 다 같이 오라고 연락이 왔다.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갈 수 있을까 했지만, 고마운 마음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셋이서 저녁식사자리에 갔다.
이리저리 하다 보니 약속시간에 늦어버렸고 정신없이 앉아서 식사를 했다.
안부를 묻고 챙겨주고 웃음이 가득한 식사자리에 앉아있으니 치유가 되는 기분이었다.
하빈이가 분위기 메이커를 제대로 해서 식사하는 내내 해피해피.
하빈이는 밥도 잘 먹고 후식까지 제대로 먹으며 10명이 넘는 이모들 사이에서 사진 찍고 애교 부리며 자기 몫을 제대로 했다.
남편과 9년 동안 회사를 키워나가며 같이 해온 착하고 밝은 직원들.
베트남에서 직원들과 일하다 보면 한국의 ‘정’을 느낄 수 있다. 생활하면서도 마찬가지다.
행복지수가 높은 이들에게 우리는 지금을 즐기고 행복하는 법을 배웠다.
나의 건강과 순산을 기원하는 그들의 눈빛과 예쁜 말들 속에 나의 베트남에서의 9년이 함축되어 있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
힘들었지만 이런 예쁜 마음들 덕분에 남편과 내가 일하며 5년을 버텼다. 그리고 하빈이를 임신하고 키우며 4년을 잘 보냈다.
우리 9년의 마무리가 많은 변화로 인해 머리 아프고 걱정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행복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어서 좋다.
우리는 또다시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
그전에 서로 또 성장하고 다지는 기간을 가질 예정이다. 계획대로 안되더라도 차근차근 잘 풀어나가길 바라본다.
헤맨 만큼 내 땅이라는 말처럼
항상 행동하며
우리는 우리의 것을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