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녀기 Sep 19. 2018

이화여대 행동생태 실험실에서 살아남기

꿈이 현실이 되다

가고 싶었던 곳이었을까?
아니 오랫동안 가고 싶었던 곳.
그곳에 가게 되었다.

물행동학자를 꿈꾸는 많은 분들은 제인 구달 박사님, 리처드 도킨슨 박사님, 애드워드 윌슨 박사님 등등 많은 박사님들을 알 것이고 그분들을 뵙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으로 생각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동물행동학자로서 많은 경험을 하시고 존경받는 교수님을 말하자면 최재천 교수님과 장이권 교수님이 계신다. 어렸을 때부터 곤충을 좋아하던 나는 한 번쯤 책이나 TV 프로그램을 통해서 봤던 분들이다. 그날이 있기 전까지 나는 동물행동학자가 되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마음에 두고 있었을까?


대학교 2학년 때 내 대학 동기이자 친구인 지호는 생물들을 많이 아는 나를 아쉬워했다. 내가 환경부에서 주최하는 대외활동을 하길 바랬었다. 친구에 제안으로 나는 처음 대외활동을 하게 되었고 처음 한 대외활동에서 최재천 교수님의 강연을 처음 듣게 되었다. 정말 유명한 분이셔서 나는 멀리서 듣기만 해야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교수님의 말씀은 "알면 사랑한다."이다. 생물들을 많이 보고 채집도 하고 키워도 봤지만 아직도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은 나에게 꽤 충격적이었다. 그것을 계기로 나는 특별한 목적성이 없이 더 많이 돌아다니고 더 많이 보러 다녔다. 첫 대외활동은 나에게 큰 성공이었다. 친구에 제안으로 인해 시작한 대외활동에서 환경부 장관상까지 받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 계기로 2014년 평창에서 열리는 UN 청소년 생물다양성 총회에 의장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UN 청소년 생물다양성 총회에서 나는 지금의 내 보스이신 장이권 교수님을 처음 뵐 수 있었다. 그러나 최재천 교수님과 마찬가지로 멀리서 지켜만 볼 수 있는 그런 분이었다. 장이권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날은 1년 뒤였다.


1년 뒤 나는 국립생태원에서 장이권 교수님을 뵐 수 있었다. 어떤 용기가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교수님께서 하신 강연을 듣고 질문을 하였다. 그 질문을 계기로 내 소개를 하고 교수님과 하루 종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나에 여러 경험들과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교수님께서는 내게 "무슨 목적으로 그런 경험을 쌓고 있나요?"라고 질문을 하셨다. 나는 답을 할 수 없었다. 목적성 없이 그냥 좋아서 알고 싶어서 경험한 것인데 특별한 목적은 없었다. 교수님께서는 답 못하는 내게 교수님이 계신 이화여대 행동생태 실험실에 와서 공부해보는 것을 어떠하냐고 제안하셨다.


나는 두려운 마음에 그 자리에서 답을 드리진 못했다. 내가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생물을 많이 안다고 생각했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두려웠다. 교수님께서 떠나기 전 나는 "실험실 구경이라도 가도 괜찮을까요?"라고 말씀드렸다. 교수님께서 흔쾌히 좋다고 하셨다.


그 해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 나는 장이권 교수님께서 계신 이화여대 행동생태 실험실로 향했다. 그곳에서 나는 최재천 교수님도 뵐 수 있었고 실험실 내부도 구경할 수 있었다. 단지 구경하러 왔는데 그날 교수님께서는 강연이 있으셔서 도움을 부탁하셔서 강연을 도왔다. 강연이 끝난 후 나는 '이곳에 다시는 못 오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실험실에 계속 나오게 되었고 영어를 못하던 나에게 프랑스 친구인 Amael이 자리를 배정해주었다. 지금까지도 Amael이 나에게 영어로 무슨 말을 하였는지 알아듣질 못하여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


늘 꿈꿔왔던 곳, 이화여대 행동생태 실험실에서 내 꿈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이화여대 행동생태 실험실에 와서 처음 배정받은 자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