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증여 활용
자녀분이 집 살 때 보태주려고 10억 원 정도 큰맘 먹고 증여하시는 분들, 큰돈이긴 하지만 종종 주변에서 뵙게 되거든요. 그런데 세금 신고까지 제때 잘 마쳤으니 이제 다 끝났나 싶을 때, 몇 년 뒤에 뜬금없이 세무서에서 날아오는 ‘통지서’가 뭔가 해서 문의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내용을 확인해 보면 "10억 원에 대한 증여세 수억 원을 자녀가 무슨 돈으로 냈는지" 소명하라 입니다. 소득이 충분치 않은 자녀를 대신해 부모님이 대신 낸거 아닌지 확인해달라는 통지입니다. 국세청은 그 세금 대납액조차 ‘또 다른 증여’라고 봅니다. 10억 원을 줬는데 세금까지 내줬으니 사실상 12억 원을 준거라며, 나중에 1~2억 원의 세금이 추가로 얹어지는 건데요. 이게 생각지 않았던 돈이라 참 당황스러운 상황이 됩니다.
미리 준비할 수 없었을까 생각하면, ‘10년 주기 사전증여’라는 비교적 잘 알려진 절세방법이 있어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10년 전, 혹은 더 일찍부터 비과세 한도를 활용해 조금씩 자산을 넘겨주었다면 어땠을까요? 그 돈이 자녀의 통장에 남아있었다면, 훗날 10억 원을 증여받을 때 자녀 자금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텐데요.
특히 서른살이 넘어 결혼이라는 큰 이벤트를 앞둔 자녀가 있다면 사전증여를 고려하지 않을수 없을거에요. 기본적으로 성인 자녀에게는 10년 동안 5천만 원(미성년 자녀는 2천만원)까지 세금 없이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혼인 증여재산 공제’가 생겨서, 결혼 전후로 2년씩 총 4년 기간 안에 부모님께 받는 돈 중 1억 원까지는 추가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즉, 결혼하는 자녀에게는 총 1억 5천만 원(기본 5천 + 결혼 1억)까지 세금 없이 줄 수 있는 셈이죠. 만약 신랑과 신부 양가에서 이 혜택을 다 받는다면 신혼부부에게는 3억이 증여세 없이 생기는 거고요. 만약 아이가 1살 때 2천만 원, 11살 때 2천만 원, 21살 때 5천만 원을 미리 줬다면 어땠을까요? 이미 9천만 원의 원금이 자녀 명의로 불어나 있는 상태에서, 결혼할 때 추가로 1억 5천만 원을 더 받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미리미리 증여를 해두면 나중에 줄 큰돈을 나눠서 세금없이 받을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세금을 대신 내줘서 또 세금을 맞게 되는 억울한 상황도 피할 수 있죠.
결국 ‘한 번에 많이’가 아니라 ‘미리미리 조금씩’, 그리고 증여공제를 꼼꼼히 챙기는 것에서 완성됩니다. 1~2억 원이라는 귀한 돈이 허무하게 나가지 않도록 어렵지 않으니 미리 준비해 보세요.